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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최종전 골’ 양민혁 “흥민이 형, 영국서 봐요”

입력 : 2024-11-24 21:25:13 수정 : 2024-11-24 2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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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2위 견인… 양, 12월 토트넘 합류

포항전 결승골로 팀 역대 최고 순위에
고교생 천재 공격수… 프로 조기 콜업
시즌 12골… 가능성 본 토트넘서 영입
양 “한국서 보여줬던 활약 이어갈 것”

시민구단인 강원FC는 지난 시즌 공격력이 문제였다. 38경기 동안 단 30골밖에 넣지 못했고, 결국 10위로 시즌을 마치며 강등 위기에 몰렸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가까스로 생존한 강원은 특별한 전력 보강 없이 2024시즌을 맞았다.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던 강원은 막강한 화력으로 돌풍을 일으켰고 올 시즌을 K리그1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 중심에는 고교생 양민혁(18)이 있었다.

강원FC 양민혁이 지난 5월1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주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전에서 공을 몰고 상대 진영으로 달려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은 23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마지막 경기에서 양민혁 득점포에 힘입어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물리쳤고, 19승7무12패(승점 64)가 되면서 같은 날 FC서울에 1-3으로 진 김천 상무를 제치고 2위로 시즌을 끝냈다. 이는 2009시즌부터 리그에 뛰어든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종전 6위)이다. 강원은 또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클럽 대항전에도 나설 수 있는 경사를 누리게 됐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윤정환 강원 감독의 용병술 또 재능을 꽃피운 이상헌(26)과 황문기(27) 등도 큰 역할을 했지만 양민혁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양민혁은 강원의 개막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35초 만에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두 번째 경기인 광주FC전에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양민혁은 심판 휘슬이 울린 지 1분 만에 상대 수비 공을 가로챈 뒤 아크서클 정면에서 그림 같은 왼발 슛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명확히 알렸다. 17경기에 나서 5골 3도움을 기록중이던 양민혁은 6월17일 강원과 정식계약을 맺었다. 강릉제일고 재학 중인 양민혁은 올 시즌까지 준프로 자격이 유지되지만 강원은 양민혁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6개월 일찍 프로 자격을 안겼다. 김 대표이사는 “유럽팀에서 제안이 온다면 이적을 허용하겠다”며 양민혁 앞길을 열어 줬고, 유럽에서도 양민혁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양민혁은 승승장구했다. 7월20일 제주전에서는 승강제 도입 이후 최연소 멀티골을 기록했고, 이 라운드 역대 최연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K리그1 올스타전을 앞둔 7월2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양민혁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2)과 한솥밥을 먹게 된 양민혁은 리그를 대표해 토트넘과 친선경기에 나섰고, 이 자리에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1 38경기에 나서 12골을 기록하는 등 빅리그 진출에 부족함이 없는 가능성을 뽐냈다. 고교생 양민혁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와 일류첸코(FC서울), 야고(울산 HD), 이상헌 넷뿐이다. 여기에 양민혁은 6어시스트를 곁들이며 18공격포인트를 적립했다. K리그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은 다섯 차례나 받았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한국 축구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올 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 11이 유력한 양민혁은 조현우(울산), 안데르손(수원FC)과 함께 리그 MVP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시상식은 29일 열린다. 양민혁은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게 돼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인사했다.

경기 일정을 모두 소화한 양민혁은 다음달 16일 영국으로 향해 토트넘에 합류한다. 양민혁은 “회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강원에서 보여줬던 것만큼 좋은 활약으로 많은 소식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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