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문제가 안 된다면 김경수는 왜 처벌했나”
국민의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20일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 대표 측에선 ‘가족이 한 게 아니다’는 그 쉬운 말 한 마디를 못 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나중에 허위사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뭉개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장인과 장모, 모친, 배우자, 딸까지 5명의 이름으로 지난 9월부터 11월 초까지 900여건 이상의 게시글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로 등장한 계정은 한 대표의 장모 이름으로 하루에 많게는 50건 가까이 게시글을 올렸다”며 “지난 9월10일부터 하루 3건 제한이 생기면서 그때부터 다른 가족이 등장한다고”고 덧붙였다.
또 “특이 성씨인 진씨 성을 가진 진은정, 진형구 계정은 주로 기사나 사설 위주로 올리고, 흔한 성씨인 최영옥, 한지윤, 허수옥 계정으로는 대통령 부부와 주위 정치인들을 향한 극렬한 비난과 감정 배설, 그리고 한 대표를 향한 엄청난 미담과 미화를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이 게시된 시간대 등) 패턴을 보면 가족 중 1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저는 100%라고 생각한다. 이들 명의를 다 동원해서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한 대표의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친한계에선) 가족들과 이름이 같은 당원들의 신상을 확인하는 건 개인정보법과 정당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한 대표와 이름이 같은 사람들의 (신원은) 어떻게 확인했느냐”며 “(게시판) 관리 주체가 국민의힘 홍보국이라서 홍보국장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당원 신상 확인이 안 된다는 건 가증스러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수사를 맡기려면 당의 서버를 통째로 다 넘겨줘야 한다”며 당무감사를 요구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경찰 수사에 맡기겠다는 건) 결국 시간을 끌고 뭉개겠다는 뜻”이라며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나왔을 때 물리적으로 방어하며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인 것 같은데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키우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혹이 제기된 이후 관련 글이 전부 지워졌다”며 “찔리거나 켕기는 게 없고, 그냥 관계 없는 동명이인의 글이라면 5명 가족 이름으로 올려진 글이 왜 다 지워지느냐”고 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나 주요 정치인들을 비난했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불법적으로 가족 계정을 동원해서 여론 조작을 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이게 문제가 안 된다면 김경수는 대체 왜 처벌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기계를 사용했느냐, 생체 드루킹이냐는 차이는 있겠지만 정치적으로 봤을 때 타인 아이디를 이용해 여론조작을 한 건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수사기관을 통해서 밝혀지면 대한민국에 발 붙이고 살기 어려울 정도의 부끄러운 일이 된다”며 “(한 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가족이 했는지 집에 가서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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