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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웃은 다저스… 오타니, 우승 퍼즐 완성

입력 : 2024-10-31 22:00:00 수정 : 2024-10-31 23: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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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잡고 월드시리즈 제패

5차전 7-6 승… 통산 8번째 우승
1981년 맞대결 승리 역사 이어
4홈런 12타점 프리먼 ‘MVP’
‘50-50’ 오타니, MLB 첫 트로피
일본·WBC 이어 미국서도 정상 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우승팀을 가리는 이벤트에 ‘월드시리즈’(WS·7전4승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두 팀 간의 대결이라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괴물들이 모이는 MLB에서 팀당 162경기의 정규시즌 대장정과 포스트시즌을 거쳐 살아남은 최강 두 팀이 2024시즌에도 WS에서 맞붙었다. 내셔널리그(NL)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AL) 뉴욕 양키스다. 121년 역사의 MLB 정통 라이벌이자 각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인 이들은 WS에서 12번째 맞대결을 펼쳤고, 올해 우승의 영광은 다저스에게 돌아갔다.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은 4홈런 12타점을 쓸어담으며 WS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스포츠 선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 커리어에는 WS 우승이 추가됐다.

희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수들이 31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월드시리즈 5차전에 승리해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뉴욕=USATODAY연합뉴스

다저스는 31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WS 5차전에서 숨 막히는 승부 끝에 양키스를 7-6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만든 다저스는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자 통산 8번째 WS 우승반지를 끼게 됐다. 다저스가 양키스를 상대로 WS 우승을 따낸 건 창단 첫 WS 제패를 달성한 1955년과 1963년, 1981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두 팀의 마지막 WS는 1981년이었고 당시에도 다저스가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홈런 후 실책… 웃다 운 저지

 

5차전에서 지면 끝나는 양키스는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4차전까지 15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양키스 캡틴 에런 저지가 1회 선제 투런홈런을 쏘아 올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가 1.1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가면서 양키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5회까지 5-0으로 앞서가던 양키스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저지의 실책이 시발점이었다. 저지는 5회초 무사 1루에서 다저스 토미 에드먼의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를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고, 양키스는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다저스 윌 스미스의 유격수 땅볼을 앤서니 볼피가 악송구하는 실책을 범했다. 양키스 선발 게릿 콜은 만루 위기에서 개빈 럭스와 오타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무키 베츠의 평범한 1루 땅볼 때 콜이 1루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는 실수로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만루의 위기에서 프레디 프리먼에게 2타점 2루타를, 다시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2타점 2루타를 연달아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콜은 이날 6.2이닝 동안 5실점했는데 자책점은 없었다. 그만큼 양키스 수비가 아쉬웠다. 양키스는 6회 1점을 도망가며 6-5로 앞서갔다.

오타니

◆끝끝내 역전… 집요했던 다저스

 

하지만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다저스의 의지는 더 강했다. 다저스는 8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럭스와 베츠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7-6으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다저스는 9회 마무리투수로 워커 뷸러를 선택했다. 뷸러는 2탈삼진을 곁들이며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마운드 위에서 포효했다. 오타니 등 다저스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WS 제패의 기쁨을 만끽했다.

 

WS MVP는 프리먼 몫이었다. 프리먼은 이번 시리즈에서 20타수 6안타(타율 0.300) 4홈런을 기록했고, 역대 단일 WS 최다인 12타점을 쓸어담았다. 프리먼은 “내가 원한 건 MVP가 아닌 WS 트로피였다”며 “시즌 전부터 어느 때보다 단단했던 우리 팀은 결국 해냈고, 우린 목표를 이뤘다”고 기뻐했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을 위해 지갑을 화끈하게 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오타니에 미국 스포츠 역사상 최다액인 10년 7억달러(9650억원)를 썼고, 일본 무대를 제패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강속구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 영입에 총액 4억6000만달러(6340억원)을 투자했다.

프리먼

◆신인왕·MVP·우승… 다 가진 오타니

 

이번 우승으로 오타니는 야구 선수로 꿈꿀 수 있는 모든 걸 다 가진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뉴욕 메츠와 NL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에서 6경기 타율 0.364 2홈런 6타점으로 훨훨 날았다. WS 2차전 도루를 하다 어깨를 다친 오타니는 끝까지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6년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MVP 수상과 당시 소속팀 니혼햄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오타니는 2018 미국 무대에 진출해 그해 AL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만장일치로 AL MVP를 받았다. 2023년에는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과 함께 대회 MVP에 선정됐다. 이 해 오타니는 MLB에서 투수로 10승, 타자로 40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만장일치 MVP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WS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가진 다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오타니는 야구사 첫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자가 됐다. NL MVP 수상이 유력한 오타니는 WS 챔피언 반지까지 차지하며 완벽한 커리어를 만들고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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