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씨 ‘여론조사 대가로 공천’ 자료 제시… “이준석·윤상현도 힘 합쳐” [2024 국정감사]

입력 : 2024-10-22 06:00:00 수정 : 2024-10-21 23:06:5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녹취록 공개 강혜경씨 국감출석

81회 여론조사 청구서 들고 서울행
명태균씨 탑승 항공권 자료 제시
공개된 녹취선 김영선 “명씨 덕 봐”
명씨는 “김여사가 의원 하라고 줘”

강씨 “명, 조사 데이터 조작 지시
김여사·명, 영적으로 대화 많이 해
尹대통령 대해 ‘장님무사’ 지칭도”

“당시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의창구라는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고 나서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질의응답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왼쪽 첫 번째)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씨,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심우정 검찰총장. 남제현 선임기자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인 강혜경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경남 창원 의창구에 김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 데 김 여사가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전 의원 전략공천이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 제공에 따른 ‘대가’였단 게 강씨 설명이다.

 

강씨는 명씨가 대선 기간 진행한 여론조사 총 81회 중 공표되지 않은 자체 조사 자료를 직접 꺼내보이며 “명씨가 (2022년) 3월21일 비행기를 타고 (여론조사) 청구서를 가지고 (김 여사에게)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돈은 안 받아오고 며칠 뒤에 의창구 선거 준비하러 간야 한다고 해서 투입됐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했다. 명씨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대선 기간 총 3억75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강씨는 명씨가 ‘청구서’를 가지고 서울에 갔다는 3월21일 이용한 항공권 인쇄본도 이날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 전 의원이 강씨에게 “(명씨의) 덕을 다 봐갖고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내가 사실 도의적 책임을 지고 감당할 수 있는 건 감당하려고 그런다”고 말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여기에 더해 명씨가 “국회의원 누가 주나. 명태균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그거(국회의원) 하라고 줬는데”라고 한 녹취록도 제출됐다.

다만 강씨가 내놓은 녹취록 중에선 김 전 의원 공천에 당시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도 있었다. 명씨는 2022년 4월3일 강씨와의 통화에서 “어제 준석이한테 사정 사정해서 전략공천 받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명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단 주장도 했다. 그는 “(명씨가) 저한테 지시할 때 ‘일부 데이터를 손 대라, 조작해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도 설명했다. 강씨는 “40만원 정도 전화비로 500∼600개 샘플을 추출하면, (명씨가) ‘2000개 샘플 보고서를 쓰라’고 하면 500개에 곱하기를 했다”며 “2030 윤석열 당시 후보 지지율 20% 올리라고 하는 건, 2030이 ‘윤석열’이라 응답한 거에 곱하기를 해서 결과 보고서를 만들라고 했다. 이건 보정이 아니라 조작”이라고 했다. 다만 명씨가 ‘여론조작 조작 여부’를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김 여사와 명씨가 ‘무속’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강씨는 이에 대해 “(명씨가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은 ‘장님 무사’, 김 여사 본인에게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란 말도 했다고 한다. 명씨가 김 여사에게 ‘해몽’을 해줬단 주장도 나왔다. 강씨는 “김 여사가 꿈을 안 좋게 꿨다고 얘기하니깐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핵관’이라는 세 분이 윤 대통령을 팔팔 끓는 솥에 삶아먹는 형상이라고 얘기했고, 그 이후에 권성동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벌어진 것으로 (명씨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이런 명씨의 주장은 강씨가 공개한 2021년 12월13일 녹취록에 담겼다. 이날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 의원이 강릉 한 술집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고 권 의원이 사실무근이라 해명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강씨는 명씨에게 도움을 받거나 ‘거래’를 한 여권 인사가 25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법사위에 이들 명단을 서면으로 제출하겠단 의사도 밝혔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강씨의 주장 대부분이 명씨의 ‘전언’에 의존하고 있다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곽균택 의원은 “애석하게도 강씨가 가지고 있는 건 명씨로부터 대부분 들은 것이기 때문에 직접 증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박준태 의원도 강씨에게 “상황을 자세히 모르면서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 지점이 있다”며 “거짓말을 잘하는 명씨 말에 의존해서 전언으로 진술하고 있다. 명씨의 허풍에 본인이 속았을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김승환·김병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유미 '우아하게'
  • 정유미 '우아하게'
  • 미야오 엘라 '깜찍한 볼콕'
  • 정지소 '청순 미모'
  • 차정원 '미소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