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금속에 이어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전략광물자원의 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광물자원은 비스무트다. 비스무트는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에 쓰이는 전략물자로 수출할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비스무트는 유럽연합 EU가 선정한 전략 원자재이기도 하다.
또 비스무트는 무연(無鉛) 황동의 주 원재료로 국제 환경규제로 황동 제품에 연 사용이 제한되면서 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비해 전자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네오디뮴 자석의 대체재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한 핵심전략광물이자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으로서 국내에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고려아연이 유일하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톤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다른 전략광물은 안티모니다. 주로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 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가 되며, 고려아연 안티모니의 주요 수요처 역시 대부분 삼산화안티몬 제조업체들이다. 섬유와 플라스틱, 전자기기 등에 첨가해 불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물질이다. 국내 안티모니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4000톤으로 고려아연이 그 중 약 60%에 해당하는 물량을 책임지고 있다. 이외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안티모니와 갈륨, 저마늄 등 일부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국제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불안정한 상태다.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생산 능력과 기술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연과 연, 은, 금 등 주요산업 소재와 최근 중요성이 부각된 희소금속 외에 고려아연은 국내 방위산업과 전략물자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광물자원을 생산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영향이 적었던 건 고려아연이 기존 60%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이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 때문이었다”며 “MBK, 고려아연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아연과 은 등에서 수익조차 내지 못하는 영풍이 이런 전략광물자원을 관리하고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전략광물자원’의 공급차질 등이 발생할 경우 방위산업을 넘어 국방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로 인한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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