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도 “높은 병가율은 기업 입장에서 문제”
메르세데스 벤츠가 독일인 직원들이 병가를 너무 많이 써 경제적 손실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테슬라 독일 공장 경영진이 병가를 낸 직원들의 집을 ‘불시 점검’하며 문제 삼은 데 이어 벤츠도 독일 노동자의 높은 병가율을 성토한 것이다.
독일 노조는 “공장 작업량이 많아서 병가를 많이 쓰는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금요일과 늦은 시간대 근무조의 병가율이 특히 높다며 진짜 아픈 게 맞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슈피겔 인터뷰에서 “독일의 높은 병가율은 기업 입장에서 문제”라며 “같은 생산조건에서 독일의 병가율이 유럽 다른 나라보다 배가 높다면 이는 경제적으로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독일과 헝가리·루마니아·스페인·폴란드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 벤츠는 독일인 직원들이 얼마나 병가를 사용하는지 구체적 수치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켈레니우스 CEO는 작업량이 많다는 독일 금속노조의 반박을 겨냥한 듯 인체공학을 반영한 작업 공정과 독감 예방접종 지원 등 직원 건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더 개선하려면 모든 측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선 지난달 테슬라 독일공장 인사 담당자가 병가를 낸 직원들의 집을 기습 방문해 꾀병인지 점검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지난달 25일 테슬라 그륀하이데 공장 경영진의 회의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녹취록에는 경영진이 “병가를 많이 낸 직원 중 의심스러운 30명을 골라 예고 없이 가정 방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 테슬라 공장은 지난 여름, 직원들의 결근율이 높아지자 이 같은 상황이 다른 근로자들의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보고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측은 이 공장의 직원 수가 1만2000명인데 지난 8월 병가율이 15∼17%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요일과 늦은 시간대 근무조일 때 병가를 쓴 비율이 다른 요일에 비해 5% 가량 더 높았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전체 노동자의 병가율은 6.1%, 자동차 업계 평균은 5.2%였다.
반면 독일 금속산업노조(IG메탈)와 테슬라 전직 직원들은 인력 부족과 부실한 작업 안전 조치가 직원들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독일 재계에선 노동자들의 잦은 병가가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험업체 알리안츠의 올리버 베테 CEO가 최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기고에서 제시한 통계를 보면 독일 노동자의 지난해 평균 병가 일수는 평균 19.4일로 스위스(9.2일)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는 “엄청나게 높은 병가율이 아니었다면 독일 경제는 작년에 0.3% 역성장하는 대신 거의 0.5% 성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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