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선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 압수된 금품을 빼돌리다 적발되자 경찰이 전국 압수물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형사과 소속 경찰관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전날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담당 사건을 수사하다가 압수한 현금 등 수억원어치 압수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소속 정모 경사도 수억원어치의 압수물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절도 혐의로 기소된 정 경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정 경사는 수사과에 소속돼 압수물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지난 6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 자금으로 압수된 현금 등 3억원 상당의 압수물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7월 범죄예방대응과로 자리를 옮긴 뒤 이달 초까지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압수물 현황을 살피다가 문제를 발견하고 조사에 착수 14일 정 경사를 사무실에서 긴급체포했다. 두 경찰관 모두 직위해제됐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에서 현직 경찰이 수억원대 규모의 압수품에 손을 대는 비위가 잇따르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8일부터 8일간 전국 경찰서를 대상으로 압수된 현금을 중심으로 증거물 관리 현황을 전수조사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증거물 관리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도 김봉식 청장 지시에 따라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의 압수물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도박장에서 압수한 현금 3400만원을 약 1년간 14차례에 걸쳐 빼돌린 전남 완도경찰서 소속 경위가 파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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