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구도' 호남표심 지각변동 조짐…"다극화 가능성 열려"
10·16 재·보궐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는 3강 구도를 형성한 후보들의 접전이 펼쳐졌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으며 텃밭 호남에서 체면을 지켰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뼈아픈 승리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후보를 선택한 득표율 합계가 6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별 득표율은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 41.08%(1만2천951표), 진보당 이석하 후보 30.72%(9천683표),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26.56%(8천373표), 무소속 오기원 후보 1.62%(512표)를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 4만5천248명 중 70.1%(3만1천729명)가 투표했는데 1위와 2위 간 격차는 3천268표 차이였다.
선거 초반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이어 중후반 진보당이 대약진하면서 치열한 3파전이 펼쳐져 민주당이 텃밭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돌았으나 민주당은 결국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득표율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마냥 기뻐만 할 순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득표율은 41%에 그쳤고, 진보당·조국당·무소속 득표율을 합치면 거의 60%에 육박한다.
결국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영광 유권자가 절반을 넘었다는 점에서, 텃밭을 자부했고 이재명 당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던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승리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는 2년도 채 남지 않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는 또 다른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반면 곡성군수 재선거는 민주당에게 자존심을 세워줬다.
곡성은 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전체 1만5천908명 중 55.26%(8천706표)를 획득하며 과반 획득에 성공했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도 35.85%(5천648표)를 획득해 지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거뒀던 득표율 39.88%와 비슷한 유의미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영광·곡성군수 재선거 결과를 놓고 호남정치 지형 다극화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기초단체장 선거는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지역 경력 등이 중요한 잣대가 되는데 이번 선거는 당 대표들이 뛰어들면서 정당 선거가 됐다"며 "그런 점에서 민주당 후보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치 세력들에게 재도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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