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최근 ‘9번 자리’ 기근을 겪었다. ‘황새’ 황선홍 대전 감독, 박주영(울산), 황의조(알란야스포르)로 이어졌던 스트라이커 계보가 뚝 끊겼다. 지난 7월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홍명보 감독 역시 최전방을 책임질 적임자를 찾는 게 과제였다.
정통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기 위해 1999년생 ‘골잡이’ 오세훈(25∙마치다 젤비아)과 2001년생 ‘유럽파’ 오현규(23∙헹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축구 대표팀은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이라크와 홈 경기에서 3-2로 꺾었다. 오세훈과 오현규는 이날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오세훈은 전반 41분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지난 6월 싱가포르전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오세훈은 통산 네 번째 A매치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오세훈은 190㎝가 넘는 장신 공격수로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과 싸우면서 공을 지키는 플레이에 능하다. 올 시즌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마치다 젤비야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하며 대표팀 승선에 성공했다.
오현규는 후반 14분 오세훈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직전 요르단과 3차 예선 3차전에 이어 오현규는 2경기 연속 득점 사냥에 성공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9분 이재성(마인츠)이 측면에서 전달한 컷백을 다이렉트 슈팅으로 마무리해 다시 앞서가는 소중한 득점을 뽑았다.
오세훈과 오현규의 최전방 자리 사수를 향한 의지도 뜨겁다. 오세훈은 경기 뒤 “스트라이커는 최전방에서 누구보다 많이 뛰면서 희생해야 하고, 득점해야 하는 외로운 자리다”며 “서로 잘 배우면 경쟁은 자연스럽게 된다. 장점을 배우면서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오현규도 “항상 경기를 준비할 때 자신 있다. 비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임하면 기회가 온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발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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