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직원들 “억울하다” 호소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수 연루 의혹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국정감사장에서 재점화됐다.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과 증거 확보를 둘러싼 공방이 오간 가운데, 서울경찰청장과 전 수사팀장의 증언이 정면으로 충돌해 진실 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폐쇄회로(CC)TV 하드디스크 10여 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백해룡 경정은 “CCTV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수 수사 과정에서 ‘세관 직원이 조력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수사를 진행하던 백 경정이 서울경찰청 간부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 청장은 “총 6번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설명한 반면, 백 경정은 “사건 당일 CCTV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두 차례 영장이 기각됐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세관 직원 명부를 압수했지만 허위 공문서를 개조해서 거짓으로 증거를 제출했다”고도 말했다.
마약 밀반입 연루 의혹을 받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직원은 “경찰 수사가 범행을 짜맞추려는 인상이었다”고 말했고, 다른 직원은 가족 계좌까지 제출하는 등 적극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백 경정은 세관 직원 가족의 수상한 통화 내역을 언급하며 반박했지만, 해당 직원은 이를 정상적인 업무 통화라고 해명했다.
백 경정은 추가로 “고광효 관세청장이 최근 세 차례나 휴대전화를 바꿨다”며 “용산 대통령실과 수도 없이 통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청장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신속·엄정하게 수사하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적정 원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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