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인데 퇴사하는 한국은행 직원들 늘어

한국은행 연봉, 시중은행에 밀린지 3년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시스

한국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3년 전 시중은행에 처음으로 역전된 이후, 그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7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억60만원, 2021년 1억30만원, 2022년 1억330만원에 비해 크게 오르지 못한 수치이다. 

반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천600만원에 달하며, 2020년 9천800만원에서 시작해 2021년 1억550만원, 2022년 1억1천280만원으로 비교적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에는 두 집단 간의 평균 연봉 격차가 520만원에서 시작해 2022년에는 95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860만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이는 시중은행의 연봉 인상이 눈에 띄게 진행된 2021년과 맞물려 있으며, 이 시기는 한은이 통화 긴축에 들어간 시점과도 일치한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이후, 지난해 1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여 3.50%에 이르게 됐다. 이처럼 이자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됐고, 이는 은행 직원들의 연봉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은 직원들의 처우가 시중은행에 뒤처지기 시작한 2021년을 전후로, 한은 직원들의 이탈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은의 퇴직자 수는 2020년 132명, 2021년 136명에서 2022년에는 160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비교적 젊은 4~5급(과장~조사역) 직원의 퇴직도 증가하였으며, 2020년 62명, 2021년 71명에서 2022년에는 80명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20대 이하의 퇴직자 수는 2020년 0명, 2021년 1명으로 매우 드물었으나, 2022년에는 5명으로 증가했다. 

한은의 한 직원은 “민간 금융회사 등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전보다 많아졌다”고 전했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