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우·다비즈 슬링 등 위력 발휘
미군 ‘지원 사격’도 도움 됐을 듯
이란 ‘극초음속 미사일 사용’ 놓고
전문가 “거짓 선전 가능성” 주장
이스라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가 1일(현지시간) 이란의 180발가량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아내면서 또 한 번 위력을 과시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 공습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진위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상층 방어체계이자 이스라엘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애로우-3’와 함께 2017년 실전 배치된 ‘다비즈 슬링’(David’s Sling·다윗의 돌팔매)이 중거리 미사일 요격을 담당한다.
여기에 단거리 로켓을 요격하는 데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아이언돔’은 요격 고도가 4∼70㎞로, 각 포대에 20기의 요격미사일을 쏠 수 있는 3∼4개의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2011년 3월 처음 선보인 아이언돔은 영공이 뚫리지 않는다고 해서 ‘강철지붕’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는 지난 4월 이란이 순항미사일·드론·지대지 미사일 등 300기 이상의 공중무기를 동원한 공격을 퍼부었을 때도 99%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일부 미사일만 이스라엘에 떨어져 군기지가 약간 손상됐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수천발의 로켓포를 발사했을 당시엔 아이언돔이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10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의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미군 ‘지원 사격’도 도움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미사일 공습이 무위에 그치자, 극초음속 미사일이 실제로 사용됐는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날 자국 언론들에 “이스라엘의 방공 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하는 데 극초음속 파타 미사일을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지난해 파타-1 미사일을 공개하며 국내에서 자체 생산한 첫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홍보한 바 있다. 파타-1은 음속의 15배 속도까지 날아갈 수 있고, 미사일 방어체계를 목표물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이란의 주장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기존에 안 쓰던 무기를 꺼내 든 것 같다고 말했으나, 파타-1 사용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미국 무기 전문가 트레버 볼은 CNN방송에 나와 “이란이 파타-1을 썼다고 거짓 선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타-1을 실제로 사용할 경우 이스라엘이 해당 무기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나아가 이 무기를 무력화할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며 “(이란으로선)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잃을 것이 많다”고 짚었다.
파타-1이 실질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도 아직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미사일이 특정 비행구간에서 음속 15배 이상의 속도를 내더라도 타격 단계까지 그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등 위력에 약점이 있으면 극초음속 미사일로 규정하기를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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