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프로야구 SSG 이숭용 감독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서 열린 2024시즌 KBO리그 키움전에 앞서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감독이 남다른 각오를 밝힌 이유는 올 시즌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정규 리그 최종전을 남겨놨기 때문이다. SSG는 이날 경기 전까지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KT(72승 2무 70패)에 0.5경기 차 밀린 6위(71승 2무 70패)에 자리하고 있었다. 키움전서 반드시 승리해야 공동 5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설 한 팀을 가리는 5위 결정전에 나설 수 있었다.
간절함으로 뭉친 SSG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SSG는 이날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의 멀티포 맹활약을 앞세워 키움을 7-2로 완파하고 5위 결정전으로 향했다.
팀이 가을 야구 진출 갈림길에 선 순간 최고의 슈퍼스타 최정이 나섰다. 최정은 0-0으로 답답한 흐름이 전개되던 3회말 1사 1루 상황서 교체로 올라온 우완 김선기의 4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선제 투런포를 터뜨렸다. 최정의 이번 시즌 36호포.
공격의 물꼬를 튼 최정은 내친김에 쐐기포까지 직접 만들었다. 3-0으로 앞선 4회말 2사 만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키움 불펜 김동혁의 3구째 직구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37호 아치이자 개인 통산 28번째 연타석 홈런이다. 최정은 개인 15번째 만루 홈런을 팀이 가장 중요한 순간 완성했다. 이범호 KIA 감독(17개)에 이어 KBO리그 통산 만루포 단독 2위 기록이다.
최정이 타선에서 불을 뿜는 동안 선발로 나선 드류 앤더슨도 역투를 펼쳤다. 앤더슨은 5이닝을 책임지며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공 83개를 뿌리며 시속 156㎞의 빠른 직구(47개)에 더해 커브(8개), 슬라이더(15개), 커터(13개) 등 변화무쌍한 구위를 뽐냈다. SSG는 불펜진이 6회와 9회 한 점씩만 내주면서 경기를 7-2 완승으로 마쳤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전설’ 추신수는 8회말 대타로 나와 땅볼로 물러나며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정규 리그 타석을 마무리했다. 이 감독도 꽃다발을 전달하며 추신수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SSG와 KT의 5위 결정전은 10월1일 KT 홈에서 펼쳐진다. 시즌 상대 전적은 8승 8패로 같으나 다득점에서 KT(92점)가 SSG(87점)를 앞섰기 때문이다. 5위 결정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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