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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에 건보재정 20조원 넘게 투입…건보료 오를까

입력 : 2024-09-29 06:23:39 수정 : 2024-09-29 09: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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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3년간 건강보험 재정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역·필수의료에 지원하는 10조원까지 포함하면 총 20조원을 건보재정으로 지원하는 셈이다. 건보재정과 건강보험료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정부 의료개혁추진단은 27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진료 비중을 현행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등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이번 사업에 3년간 3조3000억원씩, 총 10조원의 건보재정을 투입한다. 항목별 연간 지원액을 보면 △입원료 수가 인상 2100억원 △중환자실 등 인상 4600억원 △중증수술 3500억원 △응급진료 및 수술 1500억원 △24시간 진료 지원 7300억원 △전문의 진료 정책 수가 3000억원 △의뢰회송 수가 개선 1000억원 △성과 평가 1조원 이상이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위해 건보재정을 쏟아부으면서 건보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앞서 2028년까지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건보 재정과 국가 재정을 10조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로 정부가 수련병원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 비상진료체계 유지 등에 사용한 돈도 2조원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8월 수련병원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액 1조1572억원, 7개월간의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7579억원, 추석 연휴기간 추가 지원액 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투입하기로 한 건강보험 재정은 1조9436억원이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건보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도 건보료율은 인상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 2025년도 건보료율을 올해와 동일한 7.09%로 결정한 바 있다. 건보료율이 2년 연속 동결된 것은 처음이다. 복지부는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지출 소요가 있지만, 고물가·고금리 등에 따른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 여력과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건강보험 재정 여건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여서 건보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경실 의료개혁 추진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의료 이용이 굉장히 많은 나라”라면서 “그로 인해 나가지 않아도 되는 건보재정이 투입되기도 하고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비효율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중등증 위주로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수가 지원을 해나가면서, 반면에 전반적인 의료 이용량을 줄이고 비효율적으로 지출되던 부분은 구조전환을 해서 건보재정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함께해 나가야 앞으로의 지속가능성도 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10조원을 투입하는 부분은 전반적인 진료량을 줄이면서 경증환자에게 투입되던 상급종합병원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는 과정”이라며 “그런 과정을 통해 전반적으로 재정을 절감하고 필요한 방향으로 재구조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복지부는 안정적인 재원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로 투입한 2조원 중) 1조1500억은 의료기관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선지급을 요청해 지출된 재정”이라며 “내년도에 다시 상환할 것이기 때문에 순부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현재까지 비상진료로 실집행된 재정은 5700억원 정도”라며 “준비금도 약 28조원 정도 있고, 안정적인 재원을 유지하면서 (재정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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