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서 과반 득표 가능성 낮아
선거 종반전 의원표 확보에 사활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의 새로운 총재가 27일 선출된다. 다수당 총재가 국정을 이끄는 총리가 되는 의원내각제 국가 일본에서 자민당 신임 총재 탄생은 새로운 정권의 시작을 의미한다.
2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역대 가장 많은 9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판세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전 환경상의 3파전 양상이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1차 투표(국회의원, 당원·당우 각 368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의원 368표, 지방표 47표)를 벌여 당선자를 결정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 없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선거 종반전을 맞으면서 의원표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 불거진 비자금 조성 스캔들 이후 해산을 선언한 파벌정치가 재작동하는 듯한 모습이 곳곳에 확인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당원·당우표에서 리드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 계승’을 호소하며 40명 이상의 구 기시다파 의원들 포섭하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비자금 파문 이후 자민당을 떠났으나 소속되었던 구 아베파에 여전한 영향력을 가진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전 참의원(상원) 간사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선거팀 관계자가 유일하게 파벌 해산에 참여하지 않은 아소파 영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를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지난 25일 구 니카이파 소속 젊은 의원들과 회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과 별개로 같은 파벌이었던 것을 매개로 의견이나 정보를 교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기시다 총리는 구 기시다파 출신 복수의 의원들과 모임을 가졌고, 구 아베파 출신 의원 약 30명이 최근 회합을 열기도 했다. NHK방송은 “결선 투표에 들어가면 (각 후보 간) 협력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후보 측이 지난 24일 회의에서 지지율 하위권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관방장관 측 지지 의원 포섭을 목표로 했다”며 “(가토 전 관방장관 측과의) 교섭 담당자는 중견 의원으로 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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