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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은 왜 피의자가 됐나… 前 사위 채용 의혹, 뇌물 수수 수사로 확대

입력 : 2024-09-01 18:57:08 수정 : 2024-09-01 22: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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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임명 뒤 사위 타이이스타젯 특채… 檢, 대가성 판단

항공 경력없는 사위, 전무로 채용
다혜씨 태국 2년 머무르는 동안
월급 800만원 등 2억 받은 의혹
당시 민정수석 曺 “인사 절차 따라”

文부녀 ‘경제공동체’ 여부 쟁점
50억원 성과급 받은 곽상도 아들
父와 독립생계… 1심서 무죄 나와
檢 “적법절차 따라 신중히 수사”
녹색병원 떠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떠나고 있다. 2023.9.19 [공동취재] pdj6635@yna.co.kr/2023-09-19 16:26:17/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수사로 확대된 배경에는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 문 전 대통령과 딸 부부의 경제 공동체에 대한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문 전 대통령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이 사건을 ‘문재인 전 대통령 자녀에 대한 태국 이주 부정 지원’ 사건으로 규정짓고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는 무소속 이상직 전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 수사에서 파생됐다. 타이이스타젯은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태국계 저가 항공사다. 2021년 국민의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입장 언제 밝힐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19일 당시 단식 중 건강 악화로 입원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떠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검찰은 게임 회사에 다녀 항공업계 경력이 전무했던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특혜 채용된 뒤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와 2018년 7월 무렵부터 2020년 초까지 약 2년간 태국에 머무르며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매달 800만원의 급여, 집 임차료 등 2억여원을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준 뇌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는데, 같은 해 7월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취업했다. 중진공 기관장인 이사장의 임명권자가 문 전 대통령이었던 점 때문에 검찰이 이를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공여로 보는 것이다. 중진공은 기금 관리형 준정부기관으로, 준정부기관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지난달 31일 검찰의 참고인 조사 뒤 “서씨와 이 전 의원을 알지 못하고, 중진공 이사장 임명은 통상적인 인사 절차 관례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비리 혐의가 터져 나오고 국민의 공분이 일어나니 이걸 덮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와 지난달 20일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이 서씨를 타이이스타젯에 취업시켜 주는 대가로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했는지와 함께 문 전 대통령과 당시 딸 다혜씨 부부가 경제 공동체였는지, 아니면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했는지가 검찰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 2022년 10월 5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 가족이 받은 것을 공무원 본인에 대한 뇌물과 동일시할 수 있으려면 경제 생활을 함께한 경제 공동체인 점이 입증돼야 한다.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 성립하는 제3자 뇌물죄와는 차이가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다혜씨 부부에게 생활비를 지원해 주다가,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하자 경제적인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문 전 대통령 뇌물 사건의 얼개는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클럽’ 사건과 유사하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이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일하다 퇴직하며 받은 성과금 50억원(세후 25억원)을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로 보고, 곽 전 의원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다만 1심은 “곽 전 의원은 성인으로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해 온 아들에 대한 법률상 부양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들 조사를 마치는 대로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의혹의 정점 또는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서해 공무원 피격’,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등 사건 수사가 이뤄지고, 문재인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기소됐으나 문 전 대통령은 직접 조사받거나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이 올해 7월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한 것처럼 문 전 대통령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전주지검은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 등에 기초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진영 기자, 전주=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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