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신임 대법관 취임식 개최
박영재·노경필 이어 6년 임기 돌입
李 “소수자 보호… 법치주의 구현”
중도·보수 10명 對 진보 3명 재편
연말 진보 성향 김상환 퇴임 예정
曺 ‘신속·공정재판 기조’ 탄력 전망
박영재 대법관과 노경필 대법관에 이어 이숙연 대법관까지 취임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가 새 진용을 갖췄다. 이에 따라 대법원의 무게 중심이 중도·보수 쪽으로 기울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법관의 임명안을 재가함에 따라, 이 대법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에 들어갔다. 앞서 2일에는 박 대법관과 노 대법관이 취임했다. 이로써 대법원장을 포함해 14인 대법관 체제가 완성됐다.

이 대법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재판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 신뢰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된다는 점을 되새기며 초심을 잃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 앞의 평등과 법치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며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법관으로서 판결 속에 과학기술 발전과 그에 걸맞은 규범들을 녹여 내고,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적법절차 원칙을 구현하며, 지식재산권 보호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20대 자녀의 ‘아빠 찬스’, 비상장 주식 시세 차익 등 논란과 관련해선 “심려를 끼쳐 드려 너무나 송구스럽다”면서 “재판 업무뿐 아니라 신변 문제에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겸허하고 엄격한 자세로 임하라는 주권자의 질책과 당부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앞으로 그런 문제가 없도록 거듭해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새롭게 임명된 세 대법관 모두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향후 대법원 판결에서 중도·보수 성향이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1일 퇴임한 김선수 전 대법관과 노정희 전 대법관은 진보 성향이 뚜렷했고, 이동원 전 대법관은 중도·보수 성향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법원행정처장(현 천대엽 대법관)을 제외하고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중도·보수 10명 대 진보 3명’ 구도로 재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기존 판례 변경 등 사법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조 대법원장과 오석준 대법관은 보수 성향, 노태악·서경환·권영준·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은 중도 성향, 김상환·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상환 대법관이 올해 1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대법원의 진보 성향은 더 옅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흥구 대법관과 오경미 대법관의 임기는 각각 2026년 9월, 2027년 9월 끝난다.
대법원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면서 조 대법원장이 그간 누누이 강조해 온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기조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재판에 임해 결과의 타당성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소송 당사자를 배려하며 신속하고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경필 대법관은 “특정한 이념이나 진영 논리 등에 따라 이뤄지는, 공정한 재판을 저해하는 모든 부당한 공격에 당당히 맞섬으로써 사법의 독립과 중립을 지키는 데 헌신하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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