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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입국절차 외국 15분 제주는 3시간”

입력 : 2024-07-11 16:17:39 수정 : 2024-07-11 16: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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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열 틈 없는 제주 크루즈 관광객
제주국제크루즈포럼 “비대면·여권 사본으로 가능해야”
제주도, 강정크루즈항 국내 첫 무인자동심사대 도입 추진

국제크루즈 단체관광이 재개된 가운데 출입국 절차 간소화를 위해 비대면·여권사본으로도 심사가 가능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제주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에서 출국 수속하는 승객. 임성준 기자

김나영 로열캐리비안인터내셔널(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루즈 선사) 매니저는 11일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열린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유럽과 호주, 싱가포르 등 주요 기항지를 예로 들면서 글로벌 크루즈 시장이 성장한 주요 요인으로 통관 절차의 간소화, 쉽고 간단한 출입국 절차를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모든 주요 크루즈 기항지에서는 대면 입국심사를 요구하지 않고 항구에 도착하면 항만 에이전트가 승객 명단을 확인한 뒤 10∼15분 만에 통관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통관이 됨과 동시에 승객도 함께 입국 승인이 완료되기 때문에 승객이 하선해 관광을 시작하는 데 결국 단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다소 복잡한 출입국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한국의 모든 항구는 입국을 위해 1대 1 대면 입국심사를 거쳐야 하며, 이 절차에는 약 2.5∼3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제주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 크루즈와 승객을 태우려는 전세버스 행렬. 임성준 기자

또 “한국 정부는 승객이 여권을 직접 가지고 다니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크루즈 선박 안에 승객의 여권을 보관하도록 하고 여권 사본만 소지하면 된다”며 “국가별 상이한 절차는 중국에서 출발해 한국과 일본을 기항하는 관광객들에게 불만과 불편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출입국 절차에 드는 시간이 기항지에서 머무는 전체 시간의 35%를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제주가 굳이 이러한 복잡한 입출국 절차를 시행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강정항의 경우 하선할 때 여권을 소지하고 600~1.2㎞ 거리를 20분 가량 도보로 이동하고 대면 입국심사를 받는 불편함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제주 지역 법무부 출입국 관리 직원 수를 늘리고, 모든 승객에게 대면 입국 심사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크루즈선 내에서 여행 허가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일본에서와 같이) 승객이 여권 사본으로 출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객이 여권 원본을 크루즈 선박 안에 보관하는 대신 사본만 들고 여행하게 된다면 크루즈 여행에서 이탈해 불법 체류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의근 제주관광학회장(제주국제대학교 교수)도 언론브리핑을 통해 크루즈 기항지 체류시간 연장을 위한 CIQ(세관·출입국·검역) 개선을 강조했다.

 

김 학회장은 “제주 크루즈 관광산업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대형 크루즈 선이 제주에 도착할 때 출입국 절차에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라며 “2∼3시간만 더 체류해도 1년으로 치면 수백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날리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IQ 절차를 어떻게 간소화할 것이냐 하는 것은 법무부와 해수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론의 장을 통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정박한 크루즈. 임성준 기자

◆실질적인 체류시간 약 4시간 그쳐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짧아 그만큼 지갑을 열 틈이 없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제주를 찾을 예정인 크루즈는 300회로 관광객은 작년보다 7배 많은 7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시설이나 인력은 늘어나는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출입국 검사대는 모두 24개를 갖췄지만 인력이 부족해 절반도 사용 못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크루즈 승객 평균 3000여명의 입국 절차에 2시간 넘게 걸린다. 관광객들이 돌아갈 때도 보안검색 등 출국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주에 체류한 시간은 선박 기항 8시간 중 약 4시간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크루즈 입국 수속 소요 시간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1시간가량 짧다. 여행사 관계자는 “입국할 때 한국은 무조건 여권을 갖고 내려야 하고 일일이 여권을 스캔해 통과하는 반면 일본은 여권은 안 가지고 복사본만 가지고 내린다. 그리고 스캔하지 않고 복사본 뒤에 입국 허가 스티커를 붙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제주가 일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1시간가량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는 얼굴 인식으로 수속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크루즈 방문객 증가에 따른 효과를 누려야 하는 지역 관광업계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크루즈 관광객의 소비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 침체 이유도 있지만, 기항지의 짧은 체류 시간과도 무관하지 않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3월 발표한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 10개년도 통합 보고서’를 보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의 1인당 지출 경비는 2014년 724달러(약 98만6600원)에서 2023년 188달러(약 25만6200원)로 74% 급감했다. 최근 10년간 크루즈 관광객 1인당 지출 경비가 가장 많았던 2015년(802달러)과 비교하면 1인당 지출 경비 감소 폭은 76% 수준으로 커진다.

 

이에 더해 크루즈 방문객의 평균 체류 시간은 2014년 7.1시간에서 2023년 4.2시간으로 2.9시간(41%) 감소하면서 크루즈 관광객의 지갑이 열리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김나영 로열캐리비안인터내셔널 매니저가 11일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열린 제주국제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도 올해 크루즈 관광객 70만명 전망…“시간 단축해야 소비 향상 기대”

 

제주도는 크루즈항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무인자동심사대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도는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에 무인자동심사대를 도입하기 위해 정부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빠르면 내년부터 도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0일 제주국제크루즈포럼 개막식 환영사에서 크루즈 관광객의 편의 증진을 위한 입국 무인 심사대 도입, ‘디지털 지갑’인 QR 간편결제시스템의 단계적 확대, 다양한 기항 관광 콘텐츠 발굴 등을 제시했다. 오 지사는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협력의 장으로 만드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대한민국 최고, 아시아 최고의 기항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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