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파트 ‘전셋값 폭주 시즌2’ 경고음에… 속타는 세입자들 [‘임대차 2법’ 시행 4년]

입력 : 2024-07-07 18:41:09 수정 : 2024-07-07 18:41: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만3169가구 계약갱신권 7월 만료

“집주인, 상승분 선반영 욕구는 당연”
4년 전처럼 전세시장 혼란 재현 우려

“만기 물량, 시장가격 흔들 정도 아냐
전셋값 오름세 공급·입주량 감소 탓”

“시장 왜곡 부작용 있지만 폐지보단
5% 상한선 완화 등 수정·보완 필요”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임대차 2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 4년에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 두 법이 전셋값에 미친 파장이 상당해서다. 2020년 7월 말 제도 시행 직전과 직후 ‘전셋값 5% 인상 제한’과 ‘개약갱신청구권’ 때문에 손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집주인들이 미리 전셋값을 올리면서 급격한 가격 인상과 시장 불안이 찾아왔다. 이 족쇄가 일단 풀리는 8월 이후 또다시 4년 전과 같은 혼란이 빚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2+2년’ 임대차 2법 ‘시즌 1’이 종료된 뒤인 다음달부터의 전세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제도 본래 취지와 목표 달성을 위한 법률안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7일 서울 남산 산책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산과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한국부동산원 주간 기준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59주 연속 상승한 상황에서 이달 말 계약이 만료되는 4년 전 시행된 임대차 2법 재계약 물량이 전세난에 불을 댕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제원 선임기자

◆“임대인의 가격 인상 욕구는 당연”

7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계약갱신권이 만료되는 아파트 전월세는 전국 1만3169가구로 추정된다. 올해 말까지로 넓혀보면 총 6만4309가구의 계약갱신권이 만료될 전망이다.

이들 아파트 전세가격이 오를지 말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전망도 갈린다.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이들은 우선 제도 시행 초기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계약 기간이 4년(2+2년)으로 장기화하고, 중간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폭도 최대 5%로 제한되면서 집주인들이 신규 전셋값에 향후 상승 예상분을 선반영하는 일이 4년마다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는 통화에서 “(전월세) 상한제의 효과는 한 번으로 끝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전셋값이) 오르는 시기에 상승 폭을 더 증폭시키는 효과는 계속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상한제 영향이 결합하면 임대인 입장에선 (중간에 가격을) 못 올리는 부분에 대해 올리려고 하는 욕구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임대차 2법 1차 종료가 서울에 미칠 파장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점과 맞물리면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으로 5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시장 가격 흔들 정도는 아냐”

‘2+2년’ 전세 만기 물량이 실제 가격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도 많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는 공급 부족과 전세 사기 문제에 따른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 등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흔드는 것은 전세 매물 감소와 (아파트) 입주량 감소”라고 짚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최근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갱신권 종료 이슈보다는 전년 대비 아파트 입주량 감소나 향후 공급량 감소 우려, 저리(低利)의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계약이 특정 시점에만 몰려 있지 않고 매월 나뉘어 있는 데다 계약갱신권 만기 매물은 이미 시장에 꾸준히 나왔던 점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의 주요 근거다. 정부는 법 시행 때 기존 계약의 연수에 상관없이 잔존 기간이 1개월 이상(현재는 2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계약갱신권 사용이 가능토록 했다. 8월이 전세 시장 비수기라는 점도 임대차 2법 만기 물량 시장 제한 영향론에 힘을 보탠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7월과 8월에 (가격이) 전세가격이 팍 올라간다는 건 아니고, 분산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전세 시장 큰 틀로 봤을 때 임대차 2법은 국지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전면 폐지보단 보완·수정에 ‘무게’

임대차 2법의 시장 영향을 둘러싼 논의는 결국 이 법들을 계속 시행해야 하느냐 손봐야 하느냐로 귀결될 전망이다. 시장 왜곡 및 자유로운 계약 방해 등을 근거로 내세우는 폐지·수정론자와 세입자 보호를 강조하는 유지론자가 맞붙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이미 4년간 시행돼 시장 참가자들이 적응하고 있는 만큼 전면 폐지는 또 한 번 큰 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부동산법무학)는 “(임대차 2법이) 부작용이 물론 있지만, 개정된 법을 또 갑자기 바꾸고 정책이 바뀌면 시장은 다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제도가 장기적으로 원활히 유지되기 위해 수정·보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2+1년’ 등으로 갱신 기간을 변경하거나 5% 상한선을 완화하는 식이다.

서 교수는 5% 상한선과 관련해 “일정 금액을 정해서 그 이하 전셋집에는 규제를 하지만 일정액 이상의 경우에는 규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민·주거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가격대의 전셋집에만 상한선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제도가 너무 경직돼 있다”며 “사인 간 거래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은 상생 관계인데, 이들을 적대적 관계로 만든 것이 임대차 2법”이라며 “계약 형태를 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임대차 2법의 본래 목적인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갱신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 대표는 “자녀가 중·고교를 비슷한 위치에서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3+3년’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임대차 2법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임대차 2법은 사실 양날의 검”이라며 “세입자한테 필요한 면이 있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선 전세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상큼 발랄'
  • 아일릿 원희 '상큼 발랄'
  • 미연 '순백의 여신'
  • 박보영 '화사한 미소'
  • 고민시 '오늘도 상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