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워온 한 남성의 목 안쪽에서 털이 자라나는 희귀한 사례가 보고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남성 A(52) 씨는 17년 전인 2007년 만성 기침과 쉰 목소리,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처음 찾았다. A씨는 기침을 하다가 5cm 길이의 머리카락이 튀어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한 남성은 결과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남성의 기도 안에 염증이 생기고 털이 나라고 있었다. A씨는 기관 내 모발 성장, 즉 목구멍에 모발이 자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A씨가 10살 때 익사할 뻔했고, 응급처치로 후두가 손상된 후 기관절개술을 받은 점에 주목했다. 당시 불규칙한 호흡을 규칙적으로 만드는 기관절개술을 받았다. 이후 귀의 피부와 연골을 자가 이식해 상처를 덮었는데, 이 부위에 털이 자란 것이다. 의사는 털을 뽑아 제거했지만 이후에도 털은 계속 자랐다.
A씨는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병원을 찾아 털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의 목에는 약 5cm 털이 6~9개가 반복적으로 자라났고 일부는 성대를 지나 입으로 뻗어 나갔다. 이 털이 박테리아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털이 계속 자라는 문제는 A씨가 흡연을 중단한 2022년에야 해결됐다. 처음흡연을 한 지 30년 만이다. 의사들은 내시경 아르곤 플라즈마 응고술을 시행해 머리카락이 자라는 뿌리를 태웠다. 다음 해 두 번째 시술을 통해 모발이 자라는 현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실제로 연골이나 피부 이식 후 기관 내에서 털이 자라나는 부작용은 드물에 보고되고 있다. 귀 연골을 이식한 부위에 털이 난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 남성이 두 번째다. 의료진은 이 사례의 경우 흡연으로 인해 증상이 촉발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사례는 지난 18일 ‘미국 사례 보고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자세히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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