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 중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은 우승자에게 영구출전권을 준다. 하지만 US오픈은 영구출전권이 없고 세계랭킹 등의 기준에 따라 초청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예선을 거쳐서 출전한다. 타이거 우즈(49·미국)의 이번주 세계랭킹은 829위까지 곤두박질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9년 마스터스 우승으로 획득한 4대 메이저대회 5년 출전권도 이미 시효가 만료됐다. 따라서 우즈는 올해 US오픈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미국골프협회(USGA)의 특별초청을 받아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우즈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에 출전해 상위권 성적을 노린다. 우즈는 대회를 앞둔 10일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리키 파울러,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와 연습라운드를 진행했다. 연습라운드에는 우즈의 아들 찰리도 동행했으며 수많은 갤러리가 몰려 우즈의 샷을 지켜봤다.
교통사고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우즈가 얼마나 성적을 끌어올릴지가 관심사다. 그는 이번 시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기권했으며 마스터스에선 4라운드를 완주했지만 최하위인 60위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우즈는 메이저 15승을 기록 중이며 이 가운데 US오픈에서 2000년, 2002년, 2008년에 세 차례 우승했다. 우즈가 파인허스트에서 열리는 US오픈에 출전하는 것은 19년 만이다. 그는 2005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에게 두 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에 23번째로 출전하는 우즈는 이번 주 중 USGA가 주는 최고 영예의 상인 ‘밥 존스’ 상을 받을 예정이다.
우즈가 출전하지만 역시 골프팬들의 관심은 올해 마스터스를 제패한 ‘새 황제’ 스코티 셰플러(29·미국)가 과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에 쏠린다. 세계 1위 셰플러의 올해 성적은 경이로울 정도다. 13개 대회에 출전해 12차례 톱10에 들었고 우승 5회, 준우승 2회, 공동 3위 1회를 기록했다. 가장 안 좋은 성적이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17위다. 특히 셰플러는 11개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할 정도로 펄펄 날고 있다. 더구나 셰플러는 지난주 US오픈 전초전으로 열린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통산 11승을 수확한 만큼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다만 셰플러는 메이저에서는 마스터스에서만 두 차례 우승했을 뿐 US오픈은 아직 정상을 밟지 못했다. 그래도 2021년 공동 7위, 2022년 공동 2위, 2023년 3위에 오를 정도로 US오픈에 강한 면모를 보인 데다 샷감이 절정이라 이번에는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세계 2위 잰더 쇼플리(31·미국)와 3위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셰플러의 상승세를 저지할지도 관심사. 쇼플리는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매킬로이도 지난 5월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좋은 샷감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매킬로이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아쉽게 1타 차 준우승에 머문 만큼 이번에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가 크다.
한국 선수들은 2024 파리올림픽 티켓을 다툰다. 한국은 세계랭킹 60위 안에 드는 선수 중 상위 2명이 올림픽에 출전하는데 김주형(22)이 22위, 안병훈(34·CJ)이 23위로 앞서고 임성재(27·CJ)가 30위에서 추격 중이다. 올림픽 출전권은 US오픈이 끝난 뒤 결정되는데 임성재가 이번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면 앞의 두 선수를 추월할 수도 있는 만큼 순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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