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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천안병원 소아응급 의사 ‘0명’

입력 : 2024-06-10 19:31:13 수정 : 2024-06-10 19: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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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아의료 위기… 정부 지원 절실”
1호 소아응급실… 마지막 전문의 사직
과도한 업무·민원 스트레스로 떠나
병원측 “센터 유지… 의사 초빙 노력 중”

국내 1호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홀로 남아있던 전문의마저 병원을 떠나서다. 저출생과 낮은 수가(의료행위 대가), 높은 리스크 등으로 지역 소아 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대한아동병원협회 등에 따르면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던 마지막 전문의 1명이 지난달 사직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2010년 국내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열었다. 지난 14년간 센터 근무 전문의 정원은 줄곧 7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전문의들이 하나둘씩 병원을 떠나기 시작했고 빈자리는 충원되지 않았다.

 

한 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아이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소아응급의료센터의 문을 닫을 생각은 전혀 없고, 새 전문의 초빙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전문의가 충원될지는 미지수다. 병원 관계자는 “(의대 증원 여파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병원들이 전문의 위주로 전환해야 하는 가운데 지방 의사들이 서울지역 병원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소청과 전문의들이 소아응급실을 떠나는 이유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법적 리스크 등 때문이다. 아동병원협회 관계자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 현상과 열악한 진료 환경에 심화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탈 등으로 인해, 다른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전문의도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입원실을 찾지 못하는 문제를 소아응급실 의사들의 무성의나 무관심으로 몰아붙이며 법정 싸움을 걸어오는 경우까지 있어 소청과 전문의들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하소연이다.

소청과 기피 현상은 인력난으로, 남은 의료진의 업무가중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한 소청과 전문의는 “소아응급실 개원 당시만 해도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근무하고 육아 등에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 여자 전문의들이 선호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과도한 노동과 업무 외 스트레스로 기피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가 필수·지역의료 분야 수가 인상 등 지원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동병원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타지역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실태 파악과 함께 지역의 소아 응급의료 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지역 아동들의 건강이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김정모 기자,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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