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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8일 전국적 진료 멈춘다”…환자들 “몰염치한 결정 즉각 철회해야”

입력 : 2024-06-10 05:00:00 수정 : 2024-06-10 0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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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질환연합회 대표 “환자들 죽을 맛”

보건의료노조 “극히 일부만 의사 지지”

정부 “상황 따라 업무개시명령 고려”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9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9일 집단휴진 계획을 발표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협이 오는 18일 집단휴진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환자단체와 노동단체, 시민단체가 일제히 환자들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 계획을 철회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환자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이기적인 몰염치한 결정"이라며 "정당성도 없고 납득할 수 없는 처사로, 즉각 철회하길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의대증원 2000명을 일부 조절해 줬고,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도록 양보를 하고 출구를 열어줬다"며 "언제까지 환자들을 볼모로 삼을 것인가. 환자들은 죽을 맛이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원칙대로 (행정처분 등) 조치를 하지 않으며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 지금 같은 상황이 온 것 같다. 지금이라도 법과 원칙에 따른 조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환자들은 110일간 힘든 상황에 있는데, 정부와 의사들이 계속 줄다리기하듯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정부가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며 강압적인 조치를 해제했는데도 의협과 의대 교수들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 나갈 것을 택하겠다는 것"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 아니라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의사들은 환자 곁에서 환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존중받을 때 가장 빛난다"며 "환자와 국민들의 편에 서서 환자와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의료정책과 제도를 성과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와 국민을 등진 진료 거부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올바른 의료개혁이 의사들이 지금 걸어가야 할 길"이라며 "최근 노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조속한 진료 정상화는 국민 절대다수의 절박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85.6%는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는 12.0%에 불과했다.

 

이 관계자는 "의협이 정부와 싸운다고 하지만 환자와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의사들이 환자와 국민들을 팽개친 채 투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 환자의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른 의료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빨리 상황을 수습하고 의료 정책의 시스템을 바꾸는 쪽으로 속도를 내야 할 때 의료계의 집단휴진 얘기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개원의이든, 대학병원이든 집단휴진은 불법이고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남 국장은 "개원의들의 휴진은 장기화하기 어렵고 영향도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서울대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이 집단휴진을 하면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것인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관건은 서울대병원 교수들과 개원의들의 휴진 참여율이다. 참여율이 낮으면 환자에겐 큰 불편이 없는 반면 참여율이 높으면 국내 중환자 치료 핵심 기관 가동이 사실상 중단되고, 다른 병원으로 파업이 번질 수 있다. 정부는 휴진 참여율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의협이 범의료계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 가운데 동네 의원들까지 집단으로 휴진에 나설 경우 공정거래법, 의료법 등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처벌이 이뤄지면 강화된 법에 따라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정부는 개원의들까지 휴진에 나설 경우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실장은 "집단행동은 바람직스럽지도 않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을 것"이라며 "개원의들의 불법적 집단행동이 있으면 정부는 의료법 등에 따라 여러 필요한 조치를 해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무총리 주재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에 참석해 "휴진율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휴진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당시 전국적으로 상당수의 동네병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되자 지역 내 진료기관 휴진 비율이 30% 이상일 경우 '진료개시명령'을 발동하라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후에는 휴진 상황에 따라 업무개시명령 기준을 15%까지 내려 지침을 강화했다.

 

이번에도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개원의들이 이에 따르지 않게 되면 1년 이하의 자격 정지뿐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특히 개정된 의료법은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때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해, 업무개시명령을 어기면 의료법에 따라 면허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

 

의료법 외에도 응급의료법, 공정거래법, 형법(업무방해죄) 등으로도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응급의료법'은 의료기관장이 종사자에게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근무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했는데, 이를 위반해 환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끼친 경우 6개월 이내 면허·자격정지 혹은 취소까지 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거나, 각 사업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금지행위를 할 경우 사업자단체(의사단체)는 10억원 이내 과징금을 물게 되고, 단체장 등 개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실제로 2000년 의약분업 추진에 반발한 의협 차원의 집단휴진 사태가 벌어졌을 때 당시 의협 회장은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면허가 취소됐다.

 

판례를 보면 "사업자 각자의 판단에 의하지 아니한 사유로 집단휴업이 발생하고 일반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에 큰 지장이 초래되었으므로, 의사들 사이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보지 아니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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