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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갚은 자영업자… 은행 연체율 11년 만에 최고

입력 : 2024-06-09 20:00:00 수정 : 2024-06-09 2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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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벼랑 내몰려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0.54%
3개월 새 0.06%P↑… 2021년 저점의 3배
대출잔액 코로나 직전 대비 51%나 늘어

저축은행 중심 저신용자 대상 대출 ‘빗장’
일부는 민간 중금리대출 아예 없애기도
빚으로도 연명 못해 자영업 폐업률 9.5%
금융당국 매주 TF 회의… 금융지원 모색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의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빚으로도 연명할 수 없어 아예 폐업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마저 저신용자 대상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돈줄이 끊긴 자영업자들이 벼랑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2012년 4분기(0.64%) 이후 가장 높았다. 직전인 2023년 4분기(0.48%)보다 0.06%포인트 상승했고, 저점이었던 2021년 4분기(0.16%보다)보다는 3배 넘게 뛰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에 개인사업자들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다들 피부로 느끼는 건데, 이에 더해 빚을 못 갚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대비 50.8%(374조원) 증가하는 등 계속 불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5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4조1071억원으로 전년 동기(315조753억원) 대비 9조318억원(2.87%) 증가했다. 올해 들어 5개월간 4조6135억원이 늘었다.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면 대출 규모는 훨씬 커진다.

나이스평가정보가 21대 국회에서 당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했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보유한 대출(가계·사업자 대출)은 모두 1112조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 말(209만7221명, 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차주 수는 60%, 대출금액은 51%나 각각 늘었다.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늘자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기관들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약 23조4200억원) 대비 5조원가량(21%) 감소했다. 특히 신용점수가 501∼600점으로 낮은 저신용자를 상대로 민간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1분기에 11개사에 그쳐 지난해 1분기보다 6곳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4곳에서 0곳으로 아예 사라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업계 1위마저 적자 전환하고 연체율도 급등한 상황이어서 저신용자 여신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경기침체 속에 자영업자들의 소득 기반이 무너져 빚 상환능력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자영업자 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카드 매출의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IBK기업은행 집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평균 카드 매출은 작년 말 6.4% 줄어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매출 하락을 빚으로도 막지 못한 채 무너지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높아졌고, 폐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1만1000명 늘었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상권 분석 플랫폼(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는 17만6258개로 전체의 21.52%에 달했다. 코로나 때인 2020년(13.41%)보다 8.11%포인트 높은 수치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서민·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뒤 매주 회의를 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려고 해도 시작할 때 인테리어 등을 했으면 원상복구 등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불만이 있다”면서 “관계부처와 협의해 폐업지원 방안 등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미·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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