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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은 원래 용산, 특히 이촌동 쪽에 붙어있는 넓은 백사장이었다. 1917년 일제강점기 이촌동과 노량진을 연결하는 철제 인도교가 놓이면서 모래 언덕에 석축을 쌓아 올려 인공섬을 만들었다. 여의도처럼 강 중간에 있는 섬이라고 해서 중지도(中之島)라고 불렸다. 1960년대 중반까지도 서울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1968년 시작된 한강 개발계획으로 유원지 기능을 상실하자 시민들 발길도 차츰 끊겼다.

1986년까지는 민간기업 소유였다. 개발을 통해 뭘 해보려다가 잘 안 되자 2005년 서울시에 팔았다. 이명박 시장 때는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길 원했다. 대중이 오페라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안중에 없었다. 시도는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이어졌다. 결국 교통체증과 건축물 안전에 따른 막대한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박원순 시장은 또 달랐다. 노들섬에 도시농원, 텃밭을 만들었다. 하지만 농사지으러 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후 공모를 통해 2019년 라이브하우스와 수변공원, 잔디마당이 어우러진 현재의 모습이 됐다.

서울시가 2022년부터 진행해온 노들섬 국제 설계 공모의 최종 당선작으로 토머스 헤더윅(54)이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의 ‘소리풍경’(Sound scape)을 지난달 29일 선정했다. 한국의 산세를 형상화해 다양한 높이의 기둥을 세우고는 생태정원과 공중정원 등을 조성한다고 한다. 토머스 헤더윅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이자 건축가다. 최근에는 ‘랜드마크’(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 전문가로 통한다. 그가 2019년에 만든 전망대 ‘베슬’은 뉴욕 맨해튼의 풍경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노들섬은 내년 2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소리풍경’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우뚝선다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상징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생태숲으로 놔뒀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작지 않다. 노들섬이 정치인의 정체성을 투영하는 창구로 변질되는 것을 못마땅해하기도 한다. 노들섬이 해 질 녘 풍광이 아름다운 ‘노을 맛집’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새 노들섬이 서울의 풍경을 바꾸는 랜드마크가 될지, 흉물로 전락할지 궁금하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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