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한국거래소 [더 나은 경제, SDGs]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미국 뉴욕의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K-금융에 투자하라(INVEST K-FINANCE)’는 주제로 공동 투자설명회(IR)를 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행사를 주관한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뉴욕을 찾았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경.

앞서 정 이사장은 3월11일 뉴욕을 방문해 린 마틴 사장과 존 터틀 부이사장 등 미국 금융과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NYSE) 수장들과 미팅을 가진 바 있다.

거래소는 ‘현대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기관이다. 보통 거래소 업무를 설명할 때 주식 거래·매매, 기업을 공개하는 상장(IPO) 및 상장 폐지, 시장감시 등을 거론하거나 주식시장 명칭인 코스피(유가증권시장)와 코스닥, 코넥스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업무를 다룬다.

증시 개설과 운영, 증권 및 장내파생상품의 매매,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확인, 장내파생상품 매매 유형 및 품목 결정, 청산 및 결제 업무, 증권 IPO, 상장법인의 신고 공시에 관한 업무, 자본시장의 감시 및 이상 거래 심리·감리, 각종 지수 개발·산출 및 판매, 증권 경매, 석유·금 등 현물 시장의 개설 및 운영, 중소벤처기업 등의 인수·합병(M&A) 중개 지원, 금융시장과 관련된 전산 시스템 개발·운영, 탄소배출권 거래, 거래정보 수집·보관 및 관리 등 매우 방대한 업무를 다루고 있다.

거래소로 가장 유명한 기관은 단연 미국의 NYSE와 나스닥(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NASDAQ)을 꼽을 수 있다. 특히 NYSE는 현재 거래되는 증권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 세계 1위 거래소이며, 1792년에 설립돼 역사도 매우 긴 편에 속한다.

NYSE는 2006년에 상장돼 2007년 유럽 최대 거래소인 유로넥스트(EURONEXT)에 M&A 됐다 6년 후인 2013년에 다시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에 인수되었다. ICE는 2000년에 설립된 거래소 운영 및 모기지 플랫폼 회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셸, 도이체방크 등의 투자로 출범하였고, 설립 후 국제석유거래소와 캐나다 매니토바주 소재 위니펙 상품거래소, 유러피안 기후 거래소, 시카고증권거래소 등을 인수하며 세계적인 거래소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전히 전 세계 많은 기업이 NYSE 상장을 꿈꾸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등 글로벌 산업의 중추적인 기업이 상장돼 있다.

한국거래소 전경

한국거래소(KRX)는 1956년 설립된 대한증권거래소를 기원으로 하고 있으며, 2005년 한국증권거래소, 한국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코스닥위원회 등 4개의 자본시장 기관이 통합돼 현재의 거래소가 되었다. 시총 기준으로는 글로벌 13위에 오른 세계 정상급 거래소다. 특히 2001년∼2012년 무려 11년간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시장은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주식, 채권, 증권상품(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등), 파생상품, 금·석유·배출권 거래를 모두 다루는 종합거래소로서 2023년 말 기준 상장된 기업 수는 전 세계 7위 규모인 2561개에 달한다.

지난 68년간 한국 증권거래 시장은 한국거래소 독점체제였으나 내년 3월부터는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다. 금융당국은 신설되는 대체거래소가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에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온 한국거래소가 NYSE 또는 나스닥처럼 전 세계 자본시장을 이끌면서 더 확산하려면 1400만명의 개인투자자와 2561개의 상장기업에 더욱 친화적이고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거래소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국제 흐름에도 더 면밀히 반응해야 한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e-mail]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사외이사,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협력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