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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데이터 주권시대 안일한 정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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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4 23:25:43 수정 : 2024-05-14 23: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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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국앱 통해 데이터 수집 의혹
美·유럽·영국 등서 틱톡 사용금지
국내 급속 확장 알리·테무도 해당
유출만 ‘사고’라는 정부 인식 문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2021년 6월30일 중국 당국의 반대에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4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강행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상장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공문서에 중국의 민감한 인적·지리적 정보 등이 포함될 수 있다면서 상장 연기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상장을 밀어붙였다. 당국은 2022년 7월 디디추싱에 사이버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80억2600만위안(약 1조5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디디추싱은 결국 상장을 자진 폐지했다.

이와 맞물려 중국은 인터넷에서 개인정보 등 데이터 처리를 규제하는 네트워크안전법, 데이터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3법’ 등을 시행했다. 특히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해 중요 데이터의 역외 이전 시 중국 정부의 안전평가를 취득할 것을 규정하는 ‘데이터 역외이전 안전평가방법’ 등도 도입했다.

이귀전 국제부장

미국, 유럽 등 서방에선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 때리기와 데이터 주권 보호 등에 대해 기업의 영리활동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날을 세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의 ‘틱톡 금지법’이 대표적이다.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이 법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 공포됐다.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는 최대 360일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하고, 기간 내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된다. 미국이 틱톡을 경계하는 것은 틱톡을 이용하는 미국인의 개인정보 등이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틱톡 금지법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중국 등 적대국에 생체인식 데이터, 건강 및 위치 데이터 등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 영국, 유럽연합(EU) 등도 정부 기기에서 틱톡을 금지했다. 개인 기기에서도 틱톡 앱 삭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법령을 제정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지만 옆나라 일본은 이런 과정도 없다.

일본 정부는 ‘국민 메신저’ 앱 라인야후의 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지자 네이버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에 넘길 것을 종용하고 있다. 기술 위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 기업 네이버에 일본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라인야후의 데이터가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문제가 불거지자 “부당한 조치에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네이버 지분 매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이버가 외국에서 당하는 피해에 대응해야 하지만 경제 안보에 해당하는 본질적인 문제 데이터 주권 보호에 대해선 대통령실을 비롯해 관련 부처에서 이렇다 할 언급조차 없다.

주요국들이 자국의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해 외국 기업의 데이터 수집 및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너무 안일해 보인다.

한국 정부는 데이터 주권 보호를 개인정보 보호 정책 수준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최근 호주 싱크탱크에서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국영 선전기관들이 쇼핑·게임 앱을 포함한 중국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광범위하게 연계돼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이 해당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선 “중국 온라인 쇼핑 회사들의 이용자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이용되는지에 대한 측면을 보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과는 동떨어진 얘기만 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외국 기업의 정보 수집 자체를 막는 정책을 펴는데, 우리는 아직도 과거처럼 외국 기업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잘 관리하고 유출만 되지 않으면 문제없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이 우리 국민의 정보를 얼마나 수집 및 확보하고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과거처럼 개방만이 정답이 아니다. 경제 안보를 위해 최소한 지킬 건 지켜야만 하는 때가 왔다.


이귀전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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