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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PD들 “말도 안 되는 지시에 고통받아… 왜 이런 무리수 두는지 의심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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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4 15:48:04 수정 : 2024-05-14 15: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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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국 CP 팀장들은 매일 같이 말도 안 되는 지시에 고통받고 있고 평PD들은 중간 간부들이 전한 것에 따지고 거부하고 체념하며 버티고 싸우고 있다. 이런 매일매일이 기사화되지 않을 뿐 프로그램과 제작자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만 온전히 하루를 썼다면 불합리한 지시에 에너지를 나눠 써야 해서 통탄스럽다.” (조애진 언론노조 KBS 본부 수석부위원장)

 

14일 서울 KBS 본관 앞에서 ‘KBS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MC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 KBS PD들이 그동안 받은 불합리함에 대해 폭로했다.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본관 계단에서 열린 KBS 1TV '역사저널 그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들은 KBS 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에 배우 한가인 대신 KBS 아나운서 출신 조수빈을 기용하려다 무산되자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 조애진 언론노조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 뉴스1

이 자리에는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을 비롯해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 조애진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이 참석했다.

 

기훈석 중앙위원은 “사측이 제작진에게 명령 굴복이라며 위협을 가하고 있어서 내가 제작진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외부에는 이번 주에 알려졌다. 제작진은 3주 내내 조용히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KBS에서 PD 생활을 한 지 22년 차가 됐다. 그런데 이번 사례는 처음”이라며 “갑자기 녹화 3일 전에 MC를 바꾸자고 했다. 그 어떤 외압과 지시를 받아왔지만 MC 교체를 하려면 적어도 한 달 전에 말하고 싸운다. 3일 전에 이러는 건 상식적으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KBS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 첫 방송된 뒤 지난 2월 종영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재정비 후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마친 상태로 곧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측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 특위 위원 등을 지낸 전 KBS 아나운서 조수빈을 낙하산 MC로 밀어붙이려다 무산되자 방송을 폐지키로 했다.

 

지난 13일에는 ‘역사저널 그날’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성명서를 통해 “4월 30일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앞둔 4월 25일 저녁 6시 30분경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을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수빈의 소속사는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 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애진 수석부위원장은 배우 한가인을 메인 MC로 섭외 확정하는 미팅을 준비하면서 마련한 꽃다발과 기획안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유명 배우 분을 메인 MC로 섭외 확정한 날 준비한 꽃과 기획안 사진을 제작진이 찍었다”며 “그날 배우 분께서는 이런 프로그램 MC를 맡게 되어서 준비하면서 역사 관련 서적을 들고나와서 공부하고 있고 이런 이야기를 당일에 나눴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방송 제작은 프로그램 폐기까지 거론되며 무기한 보류된 상태. 기훈석 중앙위원은 “같은 PD 입장으로 말을 하면 재개하면 (다른 연예인에게) 같이 하겠냐고 말하는 게 죄송스럽다”며 “패널, 교수님 등이 부담을 가지는데 기약 없이 2주간 녹화를 못했다. 연예인, 교수님들은 가만히 있는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송구스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누구의 말을 듣고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의심스럽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역사저널 그날’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배후가 누군지도 끝까지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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