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영업하고 있는 투자은행(IB) 고위 관계자들이 금융당국과의 회의에서 한국경제 및 당국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아울러 최근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향후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요청했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외국계 금융회사들을 화상으로 연결하여 한국의 경제 상황과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한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금융시장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금융회사 건전성 강화·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금융 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외국 IB 고위 관계자들도 한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발언을 내놓았다. 오종욱 JP모건 체이스 대표는 “올해 강(强)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자본유출이 우려됐지만 오히려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20조원 가량 유입됐다“며 “현재 외국인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오 대표는 “해외투자자들은 한국정부가 추진중인 외환시장선진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밸류업 등에 관심이 많다”며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이동헌 BNY멜론 수석본부장도 “지난해 부터 진행중인 외환시장 선진화의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있다”고 말했으며 정은영 HSBC은행 대표는 “국내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자본유출을 우려하는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데 한국은 이제 대외 순채권 국가”라며 “환율이 다소 상승하더라도 그로 인한 외환 유동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향후 추진할 정책에 따라 해외에서의 한국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장형민 도이치뱅크 상무는 해외투자자들이 신흥시장 투자여부를 판단할 때는 경제성장률, 금리 전망 등 펀더멘탈, 규제·인프라 수준, 환율 변동성 등 세 가지 요소를 우선 고려한다”며 “한국 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외환시장 선진화, 세계국채지수(WGBI)가입, 청산인프라 개선 등이 진행되면 향후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 투자 등이 크게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동현 수석부원장은 “한국이 아시아 금융 허브가 되려면 디지털 서비스 관련 아웃소싱 등에 있어 보다 개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금융산업은 성과를 기준으로 고액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많은데, 이들의 채용·해고 자율성 등 노동 유연성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외와 달리 적용되고 있는 국제기준·규제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준환 SG증권 대표는 “중국경제 둔화 등으로 상대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국가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외국계 IB들의 의견을 들은 김 부위원장은 “앞으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우려를 예방하고 한국의 노력이 국제적으로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소통의 기회를 더 자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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