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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폭력 전염병’에 분노한 호주…‘학교 교육‘이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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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2 11:42:43 수정 : 2024-05-12 11: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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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선 2분마다 경찰이 가정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가정 폭력은 ‘새로운 전쟁터’라고 생각합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경찰의 선임 경관 에단 웨스트는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호주 내 가정 폭력 신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호주 내에서 여성 대상 폭력 사건이 ‘전염병’처럼 만연해지며 젠더 폭력 사건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 AP연합뉴스

지난달 13일 호주 시드니 교외의 한 쇼핑센터에서 대낮 흉기 난동으로 여성 쇼핑객 5명이 숨졌다. 한 남성이 쇼핑센터에서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쫓아가며 흉기를 휘둘렀고 아이를 포함해 8명이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여성 5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남성이 여성을 노린 것이 “명백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후 약 한 달간 최소 3명의 호주 여성이 전 애인, 파트너 등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죽은 여성 수 세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캠페인 단체 ‘디스트로이어 더 조인트’에 따르면 올해(5월 기준) 호주에서 28명의 여성이 폭력으로 인해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에는 15명이 사망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지난달 28일 수도 캔버라에서 열린 집회에 5000여명의 시민이 의회의사당으로 행진하며 여성 폭력을 규탄했다. 시위대는 “더는 폭력과 혐오를 참을 수 없다”며 여성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젠더 폭력을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할 것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호주 사회는 앤서니 알바니즈 총리 등 정부에 여성 폭력에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정신 건강 지원 부족, 가정 폭력 신고에 대한 경찰의 부적절한 접근 방식, 호주 원주민을 가정 폭력의 가해자 및 피해자로 과도하게 대표하는 방식 등의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호주 곳곳에선 교육을 통해 젠더 폭력 ‘전염병’을 막기 위한 교육 활동이 진행 중이다. 자선 단체인 전국아동학대방임예방협회(NAPCAN)은 학생들에게 성차별적인 농담부터 잔인한 폭행 등에 대한 설명과 예방책을 담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핵심은 ‘존중하는 관계 교육‘으로, 젠더 폭력이 만연하게 발생하는 호주 문화에 기여한 태도와 행동을 바꾸는 데 집중한다. 

 

프로그램 운영을 돕고 있는 학생 지원 담당관 타라 글레이그는 BBC에 “결국 청소년을 교육하고 이 프로그램을 학교에 도입하는 것은 매우 큰 퍼즐의 한 조각”이라며 “세대 간의 문화, 사회적 변화를 끌어내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선 협력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제도 변화, 지원 강화 등 정부 노력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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