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대북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는 측근들의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대북 강경 정책을 취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양보하려고 해 문 전 대통령을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증언도 포함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모건 오테이거스는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가 9일(현지시간) 발간한 정책집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미국 우선 접근’(An America First Approach to U.S. National Security)에 실린 ‘미국 우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 동맹: 왜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가 아닌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특히 그의 김정은과의 개인적 외교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연구 사례”라고 밝혔다. AFP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어젠다를 알리기 위해 2021년 설립된 싱크탱크다.
오테이거스 전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이 있지만, 미국이나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유엔총회 연설을 소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강경한 수사와 제재, 정책으로 김정은은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포함해 미국과의 외교에 동의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비록 미국은 대북 접근법과 관련해 일본, 한국과 긴밀히 협력했으나 미국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거부권을 어느 나라에도 주지 않았다”면서 “특히 미국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문 (전) 대통령이 원한 것보다 훨씬 더 강한 대북 강경 정책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양보하려고 했기 때문에 미국은 문 (전) 대통령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의도적으로 배제(deliberately excluded)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이라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전 대변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확장 및 잠재적인 7차 핵실험 준비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대응은 없다”면서 “이는 대통령이 파트타임으로 대북특사를 임명한 것과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료의 북한 카운터 파트와의 외교 시도가 실패한 것 등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러 간 군사 협력 상황을 거론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약한 아시아 외교 정책은 러시아와 중국 간 합동 해군 및 공중 훈련, 북한 및 이란의 참여로 강화된 새 러시아·중국의 축(axis)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 보유’ 언급을 거론하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 국가안보팀에 혼란(panic)을 초래했으며 한국,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긴급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바이든이 이런 노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면서도 “이 정상회의는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소홀함, 미국이 중국 및 북한에 맞서 자신들을 지원할지에 대한 동맹국의 우려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은 동맹국 등의 방위비 분담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마이클 왈츠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은 ‘미국 우선주의와 미 군사력의 사용’ 제목의 글에서 “미군은 조국을 보호하는 것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같이 초점을 맞춘 군사력 사용은 동맹국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맹국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 미국의 전략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본과 같은 오랜 동맹국은 중국의 점증하는 위협을 인식하고 국방 예산을 거의 두 배로 늘리는 어려운 정치적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 국가들은 집 앞에서 지상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분의 1의 국가만 (국내총생산·GDP) 2% 국방비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우리는 우방이자 동맹이 될 수 있지만 집단 방위를 위한 부담을 나누는 것에 대해 어려운(tough) 대화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테이거스 전 대변인은 동맹국 등의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북핵 프로그램 및 중국의 남중국해 도발을 포함해 공동의 안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시아 동맹국이 더 많은 부담을 분담하도록 장려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당시 외교 참모였던 스티븐 예이츠 등은 ‘공산주의 중국’ 제목의 글에서 주한미군과 관련,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한국군과 함께 약 3만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면서 “이런 병력은 (대만에서) 전쟁 시 김정은 체제를 자극해 한반도에 전선을 구축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억제하는 데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이들 병력은 대만 인근에서 직접 개입할 수 없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나쁜 통상 정책은 미국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트린다’는 제목의 글에서 “만약 우리가 중국의 지정학적 침략에 심각하게 대응하길 원한다면 경제 관계부터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국제 경제 관계를 적절하게 리셋하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으로부터 전략적으로 디커플링(탈동조화)하는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디커플링 정책은 중국에 대한 최혜국 지위를 철회하고 중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 등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만약 중국이 미국에서 1500억달러의 물건을 사면 미국도 그만큼만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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