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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정부 초창기인 1964년 3월 주운화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대법원판사에 임명됐다. 대법원판사는 오늘날 대법관에 해당한다. 검사로만 일해 온 사람이 대법관으로 발탁된 첫 사례라 법조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 나라의 대법원이 전체 법조계를 아우르려면 검찰 출신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명분에 따른 인사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에 비판적인 이들은 ‘행정부가 사법부를 감시하고 위축시킬 목적으로 검사를 대법원에 집어넣은 것’으로 규정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하는 사건의 공개변론이 대법원 청사 대법정에서 열리는 모습. 대법원 제공

1981년 들어선 5공 전두환정부는 기존 대법원을 싹 물갈이했다. 그러면서 검사 출신 대법관을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렸다. 검찰 입장에선 쾌재를 부를 일이었으나 법원 내부는 부글부글 끓었다. 6공 노태우정부가 출범한 뒤 대법원 내 검찰 몫은 도로 한 자리로 줄었다. 그 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여러 정권을 거치는 동안 ‘대법관 한 명은 검사 중에서 임명한다’라는 관행이 지켜졌다. 이는 대법원과 나란히 최고 사법기관 지위를 갖는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여서 1988년 헌재 창립 후 검찰 출신 재판관이 늘 한두 명 있어 왔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1년 박상옥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대검 공판송무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낸 전직 검사였다.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은 박 대법관 후임자의 임명을 제청하며 검사 출신을 배제했다. 이로써 6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검찰 몫 대법관’의 맥이 끊겼다. 문 대통령은 앞서 2019년 행정부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며 판사 일색으로 채웠다. 헌재 내 ‘검찰 몫 재판관’ 역시 30년 만에 사라졌다. 검찰 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정부가 ‘그간 고위직 인사 등에서 검사들이 과도한 특혜를 누려 왔다’는 인식 아래 검사 집단의 기득권을 박탈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졌다.

 

2021년 5월 6년 임기를 마친 박상옥 대법관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심각하던 시절이라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다. 오른쪽은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오는 8월1일 물러나는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대법관의 후임자 후보 55명이 10일 공개됐다.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와 부천지청장을 지낸 이완규 법제처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이목을 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검사 인사에 반발해 2017년 검찰을 떠났고 2022년 윤석열정부 들어 법제처장으로 기용됐다. 일각에선 ‘행정부의 현직 기관장이 대법관 후보군에 들어간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그가 후임 대법관 후보자로 선택돼 국회 인사청문회와 동의 절차를 거쳐 대법원에 입성한다면 끊어진 ‘검찰 몫 대법관’의 맥을 3년 만에 다시 잇는 결과가 된다. 새 대법관 후보자 제청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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