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김모(28)씨는 길거리 쓰레기통을 늘리는 데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흡연자인 김씨는 “길거리와 흡연구역 주변에 쓰레기통이 거의 없다”며 “부족한 쓰레기통으로 인해 거리나 꽁초를 버리는 곳 주변에 쓰레기가 쌓이기 일쑤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원모(27)씨는 쓰레기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의식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원씨는 “쓰레기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며 “흡연자는 휴대용 재떨이를 가지고 다니고 일반 시민들도 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엔 명동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운 시민의 사연이 화제였다. 당시 사진 속 변압기 위에는 먹다 남은 음료가 든 플라스틱 용기와 페트병 등이 빼곡히 올라가 있었다. 사연을 전한 시민은 1시간가량 시간을 들여 변압기 주변 쓰레기를 모두 치웠다.
이 소식이 보도된 뒤 기사 댓글에는 “버리는 사람은 욕먹어야 하지만 버릴 곳이 없다”, “제발 쓰레기통 만들어라” 등 쓰레기통이 늘어나길 바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 누리꾼은 “지하철 의자 밑에도 마시다 만 플라스틱 컵이 자주 놓여있다”며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가로 쓰레기통 설치를 확대한다. 쓰레기 수거 수수료 종량제 전면 시행 30년을 맞아 길거리 공공 쓰레기통을 종량제 시행 이전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가정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가로(街路) 쓰레기통을 점차 줄여왔으나 너무 줄어들다 보니 가로 쓰레기통 부족으로 인한 시민 불편 민원이 커지고 있어 이를 반영한 것이다.
1일 시에 따르면 종로·청계특구, 명동·남대문·북창동·다동·무교동특구, 동대문패션타운특구 등 관광특구 3곳에 대용량 가로 쓰레기통 30여 개가 시범 설치된다. 새롭게 설치되는 쓰레기통은 기존 쓰레기통 용량의 2배 이상을 처리할 수 있고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해 버릴 수 있다.
시는 가로 쓰레기통 설치 이후 시민 반응을 살펴 이태원특구, 홍대문화예술특구, 강남마이스특구, 잠실특구 등 다른 관광특구에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시는 쓰레기통을 점차 늘려 2025년까지 7500개 수준까지 확충하고 담배꽁초 수거함도 설치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는 올해 쓰레기통 설치 지원 예산도 지난해(7200만원)보다 575% 늘어난 4억8600만원으로 책정했다.

서울 시내 길거리 쓰레기통 개수는 몇 개일까. 서울시 가로 쓰레기통 설치정보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시 쓰레기통은 총 5380개다. 1955년 쓰레기 종량제 도입 당시 7607개에 달했으나 이후 매년 줄어들어 2007년에는 3703개까지 감소했다. 시민들이 가정이나 가게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과 근처에 버려 문제가 발생하자 쓰레기통을 없앤 결과다.
하지만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계속 제기됐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가 2021년 서울시민 31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3%가 ‘쓰레기통이 적은 편’이라고 답했다. 반면 ‘적정하다’와 ‘많은 편’이라는 응답은 각각 25.2%, 1.5%에 그쳤다.

지난달에도 서울시는 새롭게 디자인한 ‘서울형 가로 쓰레기통’을 시청, 동재문디자인플라자(DDP), 마로니에공원 입구 등 15곳에 30개를 시범 설치했다. 새로운 가로 쓰레기통은 간결한 형태에 풍성한 곡선을 더한 A타입과 쓰레기통에 웃는 표정을 입혀 펀(fun)한 요소를 가미한 B타입 두 가지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새로운 가로 쓰레기통은 도시 경관과 편의성, 즐거움 등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으로, 도심 생활 품질을 향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매력적이고 활기찬 도시를 위한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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