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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시네마트랩] ‘수사반장 1958’, 언터처블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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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6 22:40:29 수정 : 2024-04-26 22: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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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MBC는 1970년대와 80년대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의 프리퀄인 ‘수사반장 1958’을 방영 중이다. 원작 드라마는 매주 금요일에 1회만 방영했는데 이 프리퀄은 금·토 2회 방영되는 것이 다르다. 원작이 방영되던 1970년대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던 시기였고 ‘수사반장’에서 매회 일어나던 사건들을 수사하는 과정이 단순히 진범을 잡는 과정으로만 구성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도시로 몰려든 다양한 사람들이 죄를 짓게 되는 사연도 다루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은 사악하다기보다는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인데 한순간 판단을 잘못해서 죄를 짓게 되는 경우가 꽤 많았다. 그래서 드라마의 마지막에 최불암이 분한 박영한 반장이 훈계하거나 죄를 지은 선량한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잡아넣어야 하는 수사반 형사들의 착잡한 심정도 표현하곤 했다. ‘수사반장’의 이런 정서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렸다.

이는 당시에 인기리에 방영된 형사 ‘콜롬보’나 ‘전격제로작전’과 같은 영미권 추리물과 달랐다. ‘콜롬보’는 보험금이나 유산 상속, 사업상의 이유로 불만을 품은 주인공이 친지를 죽이는 경우도 많았다. 영리한 사람들이 범죄를 모의해서 완전 범죄를 시도하지만, 콜롬보 형사가 그 허점을 파악해서 이들을 잡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드라마는 잡느냐 잡히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논리 대결 게임처럼 보였다.

이번에 방영되는 ‘수사반장 1958’은 ‘수사반장’의 인물들이 종남 경찰서에 모여서 수사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시대 배경은 1958년 자유당 정권 말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황천에서 상경한 젊은 박영한 형사는 부패하지 않은 경찰들을 모아 자기 팀을 만들어서 이정재 사단과 경찰 내 부패한 집단과 맞서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4년이 지나 자유당 정권의 부패와 무능이 극에 달했던 시점이고 아직 사회는 법질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 이는 알 카포네가 장악한 시카고에서 그들에 맞서는 경찰들의 활약을 그린 미국영화 ‘언터처블’(1987)을 연상케 한다. 원작이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도덕극이라면, ‘수사반장 1958’은 부패와 음모에 맞서는 이들의 활약상을 그린 코믹 액션 누아르에 더 가깝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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