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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숙 특별 기획전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다음달 2일부터 모리함 전시관에서 열려

입력 : 2024-04-25 16:45:16 수정 : 2024-04-25 16: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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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천강지곡’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이 그의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하여 직접 한글로 지은 찬불가이다. ‘월인천강지곡’이라는 말은 ‘부처가 백억 세계의 모습을 드러내 교화를 베푸는 것이 마치 달이 즈믄 강에 비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중세 국어로 쓰였고 불교 언어와 내용을 담고 있기에 해석이 어려워 국어학, 불교학, 문헌학 등의 분야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홍인숙 작가. @HaeRan

그럼에도 ‘월인천강지곡’은 현대의 우리에게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창극으로 공연되기도 했었지만, ‘월인천강지곡’을 그림이 된 글자로 그 의미까지 담아낸 것은 홍인숙 작가가 처음이다. 홍인숙은 판화와 서양화를 공부하고, 글과 그림이 하나로 인식되는 전통 문자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독창적인 '한글자풍경' 작업으로 유명하다.

 

그가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타이틀로 다음달 2일부터 2주간 서울 소공동 모리함 전시관에서 특별기획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선 문자도라는 전통적인 동양화를 한글 문자도 재해석에 한계를 두지 않고, 독창적인 표현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특별기획전에 선보일 주요 작품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특별기획전에 선보일 주요 작품 

작가에 따르면, 조선시대 세종의 고민을 함께 들어 주던 아내 소헌왕후의 죽음이 세종에게는 사랑의 부재였다는 것.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물에 비춘다는 건 결국, ‘나와 다른 존재를 함께 이롭게 한다’는 사랑의 부재와 부활을 동시에 증명하는 중의적인 달로 독해했다. ‘달’은 차오르고 또 자신을 비우는 반복 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원한 반복 속에서도 ‘빛’을 주려 어둠을 밝힘이다. 그래서 결국 변치 않는 ‘사랑’이 된다. 작가는 글자에 풍경을 담는다. 새기거나 쓰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 렌즈를 지나 화면에 자연스럽게 담기는 풍경처럼 우리네 살갗인 한지 위에 한글 풍경을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롭게 담아낸다. 지상에 찍힌 1000개의 ‘달’ 도장이 꽃, 집, 밥, 빵, 빛이 되어 사랑 넘어 싸랑이 되어 관람객을 만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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