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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한라산 케이블카 논쟁

입력 : 2024-04-17 11:37:13 수정 : 2024-04-17 11: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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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약자 위해 필요” vs 오영훈 지사 “UAM 관광으로 가능”

한라산 케이블카 논쟁이 또 다시 불붙었다.

 

장애인과 노인 등 관광약자를 위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이 또다시 제기됐지만 오영훈 제주지사는 단호하게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라산은 1970년 국립공원 지정 이후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환경훼손과 40년 넘게 이어진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등 여러 논란이 이어졌다. 1960년대 개발 과정에서 논의가 촉발됐고, 수 차례에 걸쳐 무산됐다 재논의되기를 반복했다. 1995년 민선자치시대 이후 제주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논란 이슈였다. 민선 4기 막바지 제주도정이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해 이 문제가 중점 검토됐다가 2010년 2월 최종 ‘불가’ 결론이 내려지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잠잠하던 한라산 케이블카 논의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신규 설치 사업에 대해 환경부가 지난해 2월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통과시키면서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역 상공인단체와 관광업계는 관광약자 편리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수익성 등을 위해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환경단체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환경이 파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오 지사는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재지정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이용한 한라산 관광이 가능하다며 관련 논의를 일축했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 지사는 전날 열린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관광약자를 위해 한라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는 강상수 의원의 질의에 “새로운 논거가 있거나 새롭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 도출됐을 때 다시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한라산에다가 이착륙장을 놓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UAM과 케이블카 설치 등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제주의 경우 UAM은 바람과 비 등 날씨 변화가 심해 기상 악재 조건이 있어 사업성이 맞지 않다”며 “현재 한라산은 탐방 예약제로 인위적으로 수요를 제한하고 있다. 케이블카에 대해 과거 환경 파괴 등 우려가 있었지만 요즘 워낙 기술이 발달했다”고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하영 의원도 “2025년부터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1%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장애인 수도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다. 이들에게 걸어서 관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거냐”라며 “한라산 영실, 사라오름, 돈내코 등에 케이블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지사는 “하와이 관광객의 7%가 헬리콥터 관광을 한다. 제주를 찾는 연간 관광객이 1350만명이라고 했을 때 7%를 대입하면 연간 100만명 정도가 UAM 관광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여러 기업이 UAM 관련)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주도와 함께하는 이유는 이 같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장을 케이블카와 양분한다고 하면 당장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한라산 케이블카는 1960년대부터 논의가 진행돼 2000년대까지 찬반 논란이 이어져 개발과 보존의 상반된 가치로 바라보는 철학적인 논쟁으로까지 가게 됐다. 이 논쟁을 철학적인 논쟁으로 끌고 가지 않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 고령자, 장애인들, 관광 약자에 대해 관광형 UAM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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