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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총선 이후 더 짙어진 경제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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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7 01:43:36 수정 : 2024-04-17 01: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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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세력 따라 경제 정책 급변… 투자 꺼려
이념·진영 논리 벗어나 실사구시 정책 절실

지난주 제22대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세력이 앞으로 4년 동안 의회권력을 장악하게 되었다. 세계 경제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준비가 덜 된 듯한 모습으로 국민들을 불안케 한 현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준엄하게 꾸짖은 결과였다.

그렇다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느낌이 든다. 일각에서는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을 거론하는 등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사실 선거 공약 등을 감안하여 과거 민주당 정부 당시 나타난 경제 현상들이 앞으로 되풀이될 것으로 예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총선 이후에도 가시지 않는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는 결정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종규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주지하다시피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었던 세계화 시대가 미·중 갈등의 격화와 신냉전체제의 형성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세계 경제가 지역별로 분절화되면서 각국은 독자적 생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주요국들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생산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에 여념이 없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근래 투자가 극히 부진하다. 국민계정에서 투자가 2022년에는 0.2% 감소하였다가 2023년에는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에는 투자가 오히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되살아났음에도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투자 부진이 이어진다면 주요국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은 뻔하고 우리 경제의 앞날은 암울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투자 부진은 국내 정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경제정책 기조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보수 정부의 경제정책은 규제 완화 및 친기업정책 일변도였는데 현 정부의 주요 정책들도 소위 부자 감세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에 비해 진보 진영에서는 기업을 옥죄거나 세금을 인상하고 시장을 억압하는 데 치중하기 일쑤였다. 이에 따라 어느 진영에서 권력을 잡느냐에 따라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었다. 이는 일반 경제 주체들에게는 일종의 불확실성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 결정에는 결정적인 장애 요인이 된다. 근래 투자가 부진한 것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과 연관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베이커 교수 등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월 작성하는 경제정책불확실성지수(EPU index)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우리나라의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이 지수는 지난해 11월까지만 발표되었지만 총선이 끝난 지금도 결코 낮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는 토지공개념 도입 등 자본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극단적 정책을 추진하기도 하였다. 그런 정책은 경제체제를 바꿀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체제 불확실성의 문제를 야기하였다. 금번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이러한 유형의 불확실성까지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

요컨대 총선 이후 형성되고 있는 세간의 불안감은 극단적인 한 진영으로부터 그 대척점에 있는 다른 정당으로 정책의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정책의 비일관성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당이 극단적인 입장에서 탈피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양당은 정강정책에서 좀 더 중간점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보수 정권에서도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가미하여야 하고 진보 진영에서도 가진 자 혹은 기업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치권은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경로를 바람직하게 형성하는 정책 방안들을 찾고자 하는 실사구시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유력 정치 집단들이 경제 현안 과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종규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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