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1일 평양에 도착해 북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APTN 영상 등에 따르면 자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중국 국제항공(에어차이나)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자오 위원장은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반갑게 악수했고, 최 위원장으로부터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소개받았다.

자오 위원장은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평양을 찾은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이번에 사흘간 머물면서 중국과 북한의 수교 75주년 기념 우호의 해 개막 행사 등에 참석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도 알려졌다.
자오 위원장과 최 위원장은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레드카펫을 통과했다. 꽃다발을 들고 환영 북한 주민들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도 영상에서 확인됐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어와 중국어로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붉은색 플래카드를 들고 자오 위원장을 환영했다. 환영 행사 이후에는 최 위원장과 인사한 뒤 준비된 의전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자오 위원장은 이날부터 13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해 ‘북중 우호(친선)의 해’ 개막식 행사 참석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방문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국경을 폐쇄했고, 지난해 8월부터 제한적으로 중국과 교류를 재개했다. 자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뒤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북·중이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으면서 고위급 교류 인사의 격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측이 (북한) 초청에 응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며 우호 방문을 진행하고, 우호의 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중조 관계에 대해 중국이 고도로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이번 방문이 원만히 성공하고, 중조 관계가 한 걸음 더 심화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고 올해 1월에는 쑨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박 부상과 다시 회담했다. 김성남 국제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대표단은 지난달 21일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공식 서열 4위의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5위의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을 만났다.
이번 자오 위원장의 방북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자오 위원장의 방북을 발판으로 북·중 관계가 본격적으로 정상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 “북·중 수교 75주년 맞아 다양한 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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