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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심의 준엄한 심판 받은 尹 대통령 불통 리더십 쇄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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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1 02:46:17 수정 : 2024-04-11 02: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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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與 참패·野 압승
‘정권 심판론’이 모든 이슈 압도
尹, 환골탈태하고 협치 모색해야

성난 민심은 윤석열정부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참패했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오늘 0시30분 현재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70석 이상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합쳐 110석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범야권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8~197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를 합쳐도 85∼105석에 그쳤다. 조국혁신당의 예상 의석수는 12~14석에 달했다. 투표율이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인 67.0%를 기록한 것도 정권심판론 열기가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국민의힘의 참패는 출범 3년 차를 맞은 윤 정부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자 경고다.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론이 모든 이슈를 압도하는 구도로 흘러 왔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거세졌고,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도피 논란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이후 윤 대통령의 ‘대파 한 단 875원’ 발언이 추가로 기름을 부었다. 여권은 거야 심판론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의 막말 논란과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편법대출 의혹 등 야당발 악재들도 있었지만, 정권 심판론을 누르지는 못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판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잠시 민주당을 앞선 적이 있었지만,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큰 줄기는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범죄자 정당’이라는 조롱을 받는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킨 것도 윤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반영한다.

 

여권 참패의 원인은 ‘오만·불통’ 이미지에 갇힌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이를 국민은 엄정하게 평가했다. 이번 총선 패배로 윤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새겨 국민 앞에 고개 숙이고 대대적인 국정쇄신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힘도 뼈를 깎는 반성과 혁신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총선 이후 정국은 대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총선 이전처럼 국정과제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여야 대립 구도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야권이 신속처리안건을 통해 각종 법안을 발의·의결하고,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야 대치가 격화될 공산이 크다. 윤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거리 두기도 현실화할 것이다. 총선 참패의 원인이 ‘용산 리스크’였던 만큼 여당 내에서 “윤석열 탈당” 주장이 잇따라 터져 나올 수도 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것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정권 심판론의 반사이익을 얻은 것에 불과하다. 급조된 비례 정당인 조국혁신당의 돌풍 역시 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다. 비례대표에 종북 인사가 수두룩하고, 용혜인 의원이 비례 재선에 나선 것도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확대시켰다. 권력은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돛단배와 같다. 4년 전 압승으로 거대 의석을 얻은 민주당은 그게 독이 돼 온갖 폭주, 방탄, 꼼수를 거듭하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했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2대 총선의 가장 실망스러운 대목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선거의 실종이다. 저출생·고령화, 기후위기, 균형발전 등 국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급변하는 국제 질서에 어떻게 대처할지 건설적 토론과 비전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공천 잡음, 막말 논란, 거친 비방 등이 정치 혐오를 부추겼다. 즉흥적인 선심성 정책도 난무했다. 위성정당 난립과 의원 꿔주기 등 편법을 조장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도 재확인됐다. 총선도 끝났으니 여야는 곧바로 선거법 개정에 착수해 잘못된 비례대표제를 즉각 개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이제 선거에 참여했던 모든 정당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나라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21대 국회처럼 22대 국회에서도 협치가 실종되어선 안 된다. 특히 외교·안보에서는 초당적 협력이 요구된다. 극한투쟁의 정치는 우리 공동체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뿐이다. 건강한 정치는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는 게 아니라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자세에서 출발한다. 22대 국회는 동물국회, 식물국회가 아닌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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