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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韓, 북·중·러 외교 실종… 지금의 한반도 위기 불러” [심층기획-민주연합·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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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9 19:41:56 수정 : 2024-04-10 07: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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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2번 위성락 前 주러시아 대사

국내 보수·진보 정권 바뀌면서
대북정책 일관성 사라진 결과
미·중·러도 이해관계로 엇갈려

국민적 합의로 입장 정립 필요
한·미·일 협력만으로는 부족해
중·러와도 의견 일치 추구해야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36년간 외교관으로 일한 북핵·북미·러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현역 시절 치밀한 전략가형 외교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명박정부 당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내며 북한 리용호 외무상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설득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위 전 대사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2번이 됐다. 그는 “주도권을 잃고 외교다운 외교가 실종된 그동안의 한국의 대외 정책이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불러 왔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 전 대사와의 일문일답.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2번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주도권을 잃고 외교다운 외교가 실종된 그동안의 한국의 대외 정책이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불러 왔다”고 지적했다. 이재문 기자

―북핵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

 

“‘비핵화가 과연 가능하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정도다. 아주 심각하다.”

 

―비핵화 외교 실패 원인은 무엇인가.

 

“북한은 핵 무장 하려는 의지를 상당히 강하게 갖고 추진했다. 우리가 그것을 저지하지 못했다. 북한과 우리 포함 미국, 중국 할 것 없이 모두 일정 부분 과오를 범한 것의 총화다. 우리 쪽에서는 강온 협상, 다양한 정책을 더 잘 배합했어야 하는데 적절치 않은 순간이 많았다. 강경할 때 온건했다든가 혹은 그 반대로. 한국 내 보수·진보 정권 바뀌며 북핵 문제를 대하는 방침에 일관성이 없었던 점, 미국·중국·러시아와도 각국의 상이한 지정학적 이해관계로 손발이 맞지 않았던 점, 양자관계들이 나빠졌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추진했어야 할 국가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많은 기회를 놓친 결과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매우 어렵지만, 여전히 비핵화의 목표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부터 올바른 입장을 정립하고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한·미·일 3국 간 조율은 기본이다. 중국·러시아에 대해서도 손을 뻗어서 국제적인 의견의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 지금 중·러와 의견 일치는 최저점에 와 있다. 여야가 큰 견해차를 조장하니 국민 의견도 분열되고. 남은 건 한·미 공조뿐이다. 한·미·일 정도 협력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중국, 러시아가 방해하면 비핵화가 안 되니까 지금 상황에 놓인 것이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오려면.

 

“북한에 대해서는 억지력도 행사해야 하지만 역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대화가 당장 가능하지 않다면 대화의 여지를 없애는 일은 피해야 하는데 그 길로 가는 게 문제다. 북한과 협상이 없는 기간에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이해를 갖고 있거나 영향력 있는 나라 사이에 북핵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 과정 없이 미·중, 미·러 대립에 우리가 같이 따라가서 한·중, 한·러가 최악의 관계가 됐다. 그렇게 하면 북핵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협력만으로는 부족한가.

 

“한·미 공조를 통해 억지력도 갖춰야 하고 제재 압박도 해야 하지만 해결은 결국 협상장에서 나온다. 그 길을 막는 건 외교를 ‘대결’로 보는 단순한 생각에서다. 우리가 ‘O’의 길로 가더라도 ‘X’의 길을 열어놓는 게 외교다. 모든 나라가 그렇게 외교를 한다. 일본을 보면 북한과 대립하고 억제하고 미사일 방어망 구축하고 미국과 연계할 것 다 하지만 북한과 막후에서 대화한다. 우리는 안 한다. 안 하는 게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주도권을 갖지 못하게 되는 건가.

 

“중·러 방해 때문에 한반도 상황을 미·북이 논의하고 일·북이 논의하는데 한국은 배제되는 상황으로 간다. 그게 눈에 보인다.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선 우리 문제에서 이렇게 소외되면 정권이 큰일 난다. 북한은 어느 경우든 우리를 배제하려고 하니 그런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우리 입지를 지킬 것인가 어려운 과제다.”

 

―현 정부 외교 정책 평가는

 

“북한과 접점을 감소하는 분위기를 갖고 가는데 한국 외교에 여전히 넘버원 이슈는 북핵 문제다. 협상으로 해결이 어려워졌다고 문제가 없어진 게 아니다. 해결이 힘든 만큼 더 심각해진 것이다. 중국, 러시아, 미국 등 모든 플레이어가 논의하는 게 외교다. 그 기능을 살리지 못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깨지고 있다.

 

한국형 외교에 대한 좌표가 필요하다. 순차적으로 미국, 일본과 잘된 다음 입지를 고양한 뒤 그걸로 중·러를 다루겠다는 접근은 곤란하다. 대미 외교가 즉각적으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악재가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방략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낫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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