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시청자 취향 크게 다르지 않아
中서 유행하는 미드폼·쇼트폼 콘텐츠
韓제작사가 만들어 中공급 시도할 만”
“최근 중국에서는 1회 45분 작품이 있는가 하면 15∼20분 미드폼 드라마 등 여러 형태가 있어요. 게다가 1분 분량의 100회 초단기 쇼트폼 작품들도 흥행하고 있죠. 만약 한국에서 이 같은 시장을 노려 중국에 직접 공급을 시도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중국판 넷플릭스’라 불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아이치이(iQIYI)의 자즈치(賈智棋·사진) 제작 부문 대표가 국내 제작사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아이치이는 2010년에 설립한 중국 OTT로, ‘민국대정탐: 민국 시대의 명탐정’과 ‘팔각정미무: 팔각정의 미스터리’, ‘당 의사에 관한 모든 것’ 등을 제작했다. ‘팔각정미무: 팔각정의 미스터리’는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콘텐츠어워즈에서 작가상을 받은 바 있다.
자 대표는 한국과 중국의 시장, 제작 환경 차이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작품의 순서대로 ‘순차적 촬영’하고 찍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중국은 ‘사전 제작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제작 환경에 맞춰 촬영을 진행합니다. 또 방송 전 심의도 거쳐야 해서 사전 제작이 아니고서는 작품을 만들 수 없어요. 철저하게 프리 프로덕션 같은 준비 기간, 촬영 기간, 후반 작업 기간 등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 어기는 것은 생각할 수 없죠.” 자 대표는 심지어 천재지변 같은 돌발 상황에도 “사전 매뉴얼 대응 방안에 날씨와 같은 예외 경우에 대비하는 편”이라며 “출연하는 배우들도 이에 협조해야 하고, 반대로 제작진도 정해진 시간 안에 배우의 컨디션에 맞춰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철저하게 업계에서 외면받고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다면 중국 배우가 출연한 중국 드라마를 한국 제작사가 한국에서 촬영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국 드라마를 해외에서 촬영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한국 제작사 마운틴무브먼트가 중국 배우 후스췬(胡世群·호세군) 등이 출연한 드라마 ‘두 남자’를 제작해 중국에 직접 공급을 시도하려는 게 이와 같은 사례다.
자 대표는 “중국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한국에서도 중국 드라마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양국 드라마 시청자들의 취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과거 중국에서 한국 작품을 사기 위해 판권을 계약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에서 직접 중국 작품을 제작하는 시장으로 새롭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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