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원하는 정보 한눈에… 사용자 공감도… ‘로봇집사’ 시대 성큼 [심층기획]

, 세계뉴스룸

입력 : 2024-04-06 13:25:12 수정 : 2024-04-06 13:29: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삼성·LG ‘반려 로봇’ 전격 비교

가정 내 ‘스마트홈 허브’ 역할 수행
여러 가전제품 연결하고 맞춤 제어
패턴 학습·분석 통해 가사해방 도와
날씨 알려주고 반려견 모니터링도

“AI 동반자” 표방하는 삼성전자 ‘볼리’
듀얼렌즈 기술로 맞춤형 영상 제공
공감지능 강조 LG전자 ‘AI 에이전트’
다양한 표정으로 교감 능력 돋보여

중국 ‘로보락’, 국내 점유율 80.5%
인공지능·물걸레 기능 보완·차별화
# 집에 돌아오니 쪼르르 마중을 나온다. 이미 귀가 시간에 맞춰 집 안 온도, 조명은 조절해 놨다. 업무에 지친 마음을 달래러 냉장고의 맥주로 향하는 나를 졸졸 따라오며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준다. 내일 일정, 날씨에 맞는 옷차림을 제시하면서 맥주에 어울리는 야식까지 추천해 준다. 이 녀석, 좀 귀엽다. 올해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공개한 반려로봇의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볼리’, LG전자는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로봇 집사’시대를 예고했다. 5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가정용 로봇 시장은 연평균 20.7% 성장해 2030년에는 307억달러(41조4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아서 스스로 센스 있게’

삼성전자는 볼리를 “나보다 내 집을 더 잘 아는 AI 컴패니언(동반자)”라고, LG전자는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만능 가사생활도우미”라고 소개했다. 둘 모두 스마트홈 허브로서 AI를 활용해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는 게 목표다.

스마트홈 허브란 집에 있는 가전들을 연결하고 제어하는 중계 장치다.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학습’을 거쳐 그 결과를 실제 서비스로 활용하는 ‘추론’을 통해 구현된다.

볼리와 AI 에이전트는 자체 카메라와 센서, 가정 내 다른 가전들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 생활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다. 사용자가 보통 몇 시간이나 자는지, 불은 언제 켜는지, 빨래는 어느 시간대에 얼마나 하는지 등 소소한 생활 데이터 하나하나가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 의도를 결정한다. 학습이 끝나면 사용자가 따로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상황에 맞춰 ‘알아서’ 가전들을 제어한다. 물론 사용자가 평소와 다른 지시를 내려도 스마트홈 허브로서 즉각 수행한다.

 

결국 볼리와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집에 있을 땐 비서, 부재중일 땐 집사 역할을 맡는다. 일상 속 크고 작은 귀찮음과 불편함을 해소해 가사 해방 실현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사용자 곁에선 교통, 날씨, 일정 등을 알려주고 사용자가 두 손이 자유롭지 않을 땐 대신 전화를 걸어주거나 현관 밖의 방문객을 확인해 줄 수 있다. 사용자가 외출하면 집 안에 있는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하고 외부 침입 등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송한다. 또 가전을 끄거나 사용자 설정에 따라 세탁기, 건조기 등을 가동시킬 수 있다.

 

‘볼리’가 사용자를 따라가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원하는 정보를 화면으로 본다

차이점도 있다. 볼리의 가장 큰 차별점은 ‘프로젝터’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대화 등 음성뿐 아니라 시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볼리에 탑재된 프로젝터는 세계 최초로 원·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으로 설계됐다. 벽, 천장, 바닥 어디든 빈 공간이 있으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인지·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최적화된 화면 크기로 보여준다. 사용자의 얼굴 각도도 인식해 정확한 화면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방 천장에 대형 화면을 투사해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를 재생하거나, 요리를 할 때 주방 벽면에 조리법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화상회의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보조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볼리 출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최근 볼리를 살펴보고 제품 경쟁력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개발진에게 “(볼리와)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며 “(볼리에) 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현재 위치, 혈중 산소포화도 등 실시간 생활·건강데이터를 가장 직접적으로 수집하는 기기다. 볼리가 사용자를 더 잘 파악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인의 경우 낙상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볼리가 119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려주는 등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와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웃고 울고 춤추며 교감하는 로봇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와의 ‘교감’을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운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자사 가전에 적용된 AI를 인공지능이 아닌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했다.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공감지능이 가장 잘 나타나는 부분은 바로 ‘얼굴’이다. AI 에이전트는 머리 부분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표정을 지을 수 있다. 사용자가 아플 땐 슬픈 표정을 짓고, 기쁠 땐 함께 웃는 등 감정표현으로 사용자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최소화한다.

관절이 달린 두 다리로 설계된 것도 주요 차별점이다. 수평뿐 아니라 수직으로도 움직일 수 있어 카펫이나 바닥의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넘고 춤을 추는 등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I 에이전트를 더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MS의 음성 인식기술 기반의 ‘애저 AI 스피치 서비스’, 생성형 AI를 구현하는 ‘애저 오픈 AI’ 등을 AI 에이전트에 적용하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사용자의 음성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억양이나 불분명한 발음, 구어체 표현도 알아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의 출시 시점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노출 빈도가 점점 많아지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올 초 CES 2024에서 공개한 뒤 지난 2월 말 북미 주방·욕실 박람회 ‘KBIS 2024’에서도 모습을 드러냈고, 국내에선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처음 선보였다. 지난 2일 개최된 사내 행사 ‘2024 LG 어워즈’에선 시상식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사회자와 대화하며 시상식 일정 등을 소개했다.

 

◆中이 장악한 로봇청소기 시장… 신무기로 반격 나서는 삼성·LG

 

글로벌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기업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탈환에 나섰다. 양사는 진공 및 물걸레 일체형 로봇청소기에 인공지능(AI)을 더해 차별화된 기능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는 35.5%를 차지한 중국의 로보락이다. 특히 150만원 이상의 하이엔드(첨단) 제품 시장은 로보락의 점유율이 80.5%로 절대 강자다.

 

하이엔드 시장은 진공 청소와 물걸레 청소 기능이 합쳐진 로봇청소기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물걸레를 자동으로 세척·살균해 주는 기능이 더해진 진정한 ‘올인원’ 로봇청소기가 대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올해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과 AI 기능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스팀’을 공개하고 다음 날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AI 스팀은 물걸레를 1차로 고온의 스팀과 물로 ‘자동 세척’한 뒤 2차로 100도 ‘스팀 살균’을 통해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을 99.99%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55도의 ‘열풍 건조’로 물걸레를 말려 냄새와 위생 걱정을 덜어준다.

 

AI 스팀은 170만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딥 뉴럴 네트워크(DNN) 모델을 기반으로 얇은 휴대전화 케이블이나 매트까지 인식할 수 있다. 또 AI 바닥 인식 기능으로 마룻바닥은 물걸레로 청소하고, 카펫의 경우 높이에 따라 물걸레 청소 여부를 판단해 카펫이 젖거나 오염되지 않게 해준다.

 

LG전자도 이달 중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일 향후 출시할 일체형 로봇청소기 B-95W의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완료했다. ‘적합’ 평가를 받은 기기는 가격·유통 경로 조율만 남겨둔 출시가 임박한 제품으로 본다.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신제품도 AI와 물걸레 기능을 기존 제품보다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