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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진 살림살이… 2023년 가계 여윳돈 50조 넘게 줄었다

입력 : 2024-04-04 21:00:00 수정 : 2024-04-04 21: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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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3년 자금순환’ 통계

경기 부진에 소득 증가율은 ‘뚝’
주식·펀드 위험자산 투자 감소
고금리에 이자비용 32% ‘껑충’
월세 등 실제 주거비 지출 추월
금융기관 대출 등도 역대 최저

기업도 조달자금 300조나 줄어
“불확실성 증대·매출 부진 영향”

경기 부진과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가계와 기업 모두 ‘돈 가뭄’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는 대출을 비롯한 자금 조달 규모가 역대 최저 수준이었는데도 여윳돈이 전년 대비 50조원 넘게 줄었다. 기업도 자금 조달 규모가 1년 새 300조원 넘게 감소했으며, 자금 운용액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음식점 메뉴판의 모습. 뉴스1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원으로 2022년(209조원)보다 50조8000억원 감소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양(+)으로 나타내면 여윳돈으로 볼 수 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194조7000억원으로, 1년 전(283조5000억원)보다 약 88조8000억원 줄어 2019년(181조6000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가계의 여윳돈이 대폭 줄어든 데 대해 정진우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비용이 늘었고,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득 증가율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계소득 증가율은 2022년 7.3%에서 지난해 2.8%로 뚝 떨어졌다.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가구의 이자 비용은 9년 만에 월세 지출을 추월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전국·1인 이상)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으로 전년(9만8700원) 대비 31.7% 늘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가구가 지출한 월세 등 실제 주거비(11만1300원)도 전년보다 8900원(8.6%) 올랐지만 이자 비용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여윳돈이 줄자 가계는 예금뿐 아니라 증권, 펀드, 보험 등의 투자도 줄였다. 특히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2022년 31조7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돌아섰다. 2013년(-7조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운용액이 음수(-)라는 것은, 금융자산 처분액이 취득액보다 많다는 뜻이다. 정 팀장은 “주식·펀드 투자가 줄어든 것은 손실을 봐서가 아니라 가계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을 축소하거나 우량주에 집중하면서 투자 절대 금액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금융기관 예치금(147조원→128조8000억원), 보험 및 연금준비금(65조1000억원→41조4000억원), 채권(34조5000억원→25조5000억원)도 전년 대비 운용액이 감소했다.

가계가 금융기관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도 2022년 7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6조4000억원으로 줄었고,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금 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은 66조1000억원에서 29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했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신용대출과 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등이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비금융법인)도 여유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비금융법인의 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해 140조4000억원으로 전년(446조원)에 비해 305조6000억원 감소했다. 금융기관 차입 및 채권 발행 등이 크게 줄며 2017년(133조6000억원)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해외직접투자 축소, 매출 부진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비금융법인의 자금운용도 30조8000억원으로 1년 전(247조9000억원)에 비해 217조1000억원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자금 조달 규모가 축소돼 금융기관 예치금 및 채권 투자가 감소로 전환하고, 상거래 신용 등도 크게 위축된 결과다.


김수미 선임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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