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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흥국생명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차이, 80-29로 크게 벌어진 미들 블로커 득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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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2 15:00:57 수정 : 2024-04-02 15: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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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블로퀸’ 양효진(35)은 역대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손에 꼽히는 선수다. 현대건설이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할 땐 항상 양효진의 든든한 활약이 있었다. 구단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셈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인천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을 3-2로 눌렀다. 지난달 28일, 30일 수원 홈에서 모두 3-2 승리를 거둔 현대건설은 챔프전 3경기를 모두 3-2로 잡는 진기록을 남기며 2010~2011시즌, 2015~2016시즌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유니폼에 세 번째 별을 새기게 됐다.

 

우승의 일등공신은 세 경기에서 혼자 109점을 몰아친 ‘카메룬 특급’ 모마 바소코였지만,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결정적인 차이는 미들 블로커의 득점력이었다. 흥국생명의 김수지, 이주아 등 전체 미들 블로커가 챔프전 3경기에서 합작한 득점이 고작 29점에 불과했던 반면 현대건설은 양효진 혼자서만 3경기에서 블로킹 13개를 포함해 53점을 올렸다. 양효진의 ‘짝꿍’인 이다현이 3경기에 올린 27점을 포함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현대건설 김다인과 흥국생명 이원정, 김다솔이 맞대결한 세터 포지션의 역량에 의해 미들 블로커의 득점력이 갈린 것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가운데에서 일정 부분 이상 득점력을 책임져주다 보니 양날개 공격수들이 상대 블로킹 견제에 대해 한결 수월하게 공격을 펼칠 수 있었던 반면 흥국생명은 양 날개 공격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크다보니 항상 투 블로킹, 쓰리 블로킹을 두고 공을 때려야 했다.

 

이런 차이로 인해 제 아무리 ‘배구 여제’ 김연경도 상대의 촘촘한 블로킹 견제 앞에선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 3경기까지 치르고 올라온 흥국생명이었기에 김연경을 비롯한 윌로우, 레이나의 체력 소모는 더욱 심했다. 천하의 김연경마저 3차전 4세트부터는 공격에 제대로 힘을 실어 때리지 못했다. 3차전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던 흥국생명이 4,5세트를 내주고 무너진 것도 체력 싸움에서 패했기 때문이었다.

 

혼자서 상대 미들 블로커들과의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양효진은 “오랜만의 우승이라 실감도 나지 않는다”면서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우승 기회가 왔을 때 포스트시즌이 열리지도 않기도 해서 불운했던 게 생각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건설이 리그에서 압도적 강함을 뽐내며 정규리그 1위를 달렸던 2019~2020시즌, 2021~2022시즌엔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올 시즌엔 그 누구도 현대건설을 우승후보로 꼽지 않았으나 ‘대업’을 이룩해냈다. 양효진 역시 “우리를 우승 후보로 거론하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시작했다. 마지막까지도 욕심을 내지 않고 지금의 팀 동료들과 배구를 할 수 있어 즐겁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더니 우승이 따라왔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1~3차전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던 양효진은 단 두 점차로 승패가 갈린 1,2차전보다는 15-7로 넉넉하게 이긴 3차전이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3차전에 혹시나 패하면 타격감이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게 우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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