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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5년 ‘가상화폐 왕’의 몰락…권도형의 미래는?

, 이슈팀

입력 : 2024-03-29 21:30:00 수정 : 2024-03-29 14: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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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
고객 돈 빼돌리고 불법 정치 후원금 혐의
징역형에 110억달러 재산 몰수 당해
‘100년형 이상’ 관측에는 못 미치는 형량
‘테라·루나’ 권도형 송환국은 ‘안갯속’
美 ‘권도형 없는 권도형 재판’ 시작

2년 전만 해도 ‘암호화폐의 왕’이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 중 하나로 꼽혔던 샘 뱅크먼프리드(32) FTX 창업자가 결국 징역 25년형을 받으며 몰락했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해 승승장구하다 순식간에 파산을 맞고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당초 100년형까지 언급됐던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낮은 형량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3)씨가 향후 어떤 재판 결과를 받아들게 될지를 놓고도 관심이 쏠린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왼쪽),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AFP연합뉴스·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는 이날 뱅크먼프리드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110억2000만달러의 재산 몰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람(뱅크먼프리드)이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을 할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그것은 결코 사소한 위험이 아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1월 뱅크먼프리드에 적용된 사기 등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평결한 바 있다.

 

◆젊고 잘나가는 사업가에서 범죄자로 추락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부터 FTX가 무너진 2022년 11월까지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 등으로 2022년 12월 기소됐다.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달러의 돈을 뿌리는 등 정치 후원금을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한때 뱅크먼프리드는 ‘젊고 잘나가는’ 사업가였다. 뱅크먼프리드가 30세가 되기 직전인 2021년 10월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순자산은 260억달러에 달했고, 당시 미국 부자 순위 25위에 올랐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혔던 FTX의 기업 가치는 320억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AFP연합뉴스

승승장구하던 뱅크먼프리드의 추락은 순식간이었다. 2022년 11월 불과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대규모 예치금 인출 사태가 일어나면서 FTX의 계좌에 80억달러의 구멍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FTX는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뱅크먼프리드의 전 여자친구를 포함해 FTX의 주요 임원이었던 3명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서 그가 벌여온 사기 행각들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뱅크먼프리드에게 내려진 형량이 미국에서 근래 화이트칼라 범죄자에게 부과된 형량 가운데 가장 긴 사례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검찰이 당초 구형한 징역 40∼50년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뱅크먼프리드에게 선고될 수 있는 법정 최고 형량은 징역 110년형이었으며, 연방 보호관찰관은 징역 100년형을 권고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뱅크먼프리드가 사실상 종신형인 100년형 이상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는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셈이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예상보다 낮은 형량…권도형 ‘100년형 이상’ 여부도 미지수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사법 절차가 일단락되면서 미국 안팎에선 테라·루나 사태 핵심인 권씨의 재판이 관심을 끌고 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암호화폐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해당 화폐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권씨는 지난해 3월23일 몬테네그로 현지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것이 발각돼 붙잡히면서 11개월간의 해외 도주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부터 1년이 흘렀지만, 권씨가 미국과 한국 중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이다.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은 한국 송환을 결정했는데, 현지 대검찰청이 적법성 문제를 지적하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자 대법원은 권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권씨는 현재 몬테네그로 외국인수용소에 머물고 있다. 대법원이 하급심과 달리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에게 범죄인 인도국을 결정하라고 판결한다면 미국 송환이 유력해진다.

 

금융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100년형 이상까지 선고될 수 있는 반면, 한국에선 그보다 낮은 형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뱅크먼프리드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징역 25년형을 받으면서 권씨가 미국으로 송환되더라도 100년형 이상이 나올지는 미지수가 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에선 권도형 사기 혐의 재판 돌입

 

일단 미국에서는 권씨의 사기 혐의에 대한 재판이 그가 없는 상태로 시작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변호인 데번 스타렌은 지난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서 “테라는 사기이자 사상누각(house of cards)이었으며 그게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SEC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에 대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면서 2021년 11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재판에서 권씨의 변호인 데이비드 패튼은 권씨가 암호화폐를 위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묘사한 적이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패튼은 “권씨는 누구에게도 사기를 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창립한 회사와 자신이 한 말을 모두 믿었다”면서 “실패가 사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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