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에 시리즈 전적 2승1패 앞서
박지수 막은 김단비 21득점 펄펄
30일 4차전… 우리, 우승까지 단 1승
박지수만 막으면 된다.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 강력한 우승후보 청주 KB를 이길 수 있는 답은 명확했다. 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된다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 박지수는 올 시즌 1~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하며 여자농구 새 역사를 쓸 정도로 강했고, 이런 박지수를 앞세운 KB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아산 우리은행이 디펜딩 챔피언이긴 하지만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에서도 KB 우승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도 박지수 때문이었다.
도무지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박지수를 우리은행이 막아냈다.
우리은행은 28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3차전에서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KB를 62?57로 제압했다. 먼저 1차전을 따냈던 우리은행은 2차전 박지수에게 37득점 20리바운드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지만 홈에서 열린 3차전을 따내면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역대 챔프전 1승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90.9%(11팀 가운데 10팀)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박지수를 지독하게 괴롭혔다. 김단비는 골 밑 깊숙이 박지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냈고, 박지수에게 공이 연결되면 이명관이나 박지현, 최이샘이 달려들어 슛을 방해했다. 박지수는 이날 16득점 18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긴 했지만 지난 경기와 비교하면 파괴력이 부족했다.
경기 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박지수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후반 체력이 부족할 때 효과를 보기 위해 강하게 몰아쳤다”고 돌아봤다.
공격에서는 박혜진이 빛났다. 전반을 23-35로 마치며 흐름을 내줬던 우리은행은 3쿼터 박혜진이 8득점을 몰아치는 활약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특히 박혜진은 우리은행이 41-43으로 뒤졌던 3쿼터 종료 1분 전 3점슛을 꽂아넣으며 팀에게 리드를 안기기도 했다. 박혜진은 이날 14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단비는 양 팀에서 가장 많은 21득점을 넣었고, 최이샘도 10득점을 보탰다.
박혜진은 “전반에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챔프전인 만큼 흐름이 언젠가 우리 쪽에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팀에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우리은행은 30일 열리는 4차전에서 승리하면 리그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김단비는 “박지수가 있기 때문에 경기가 길어질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무조건 끝내려는 부담스러운 마음보다는 시리즈 첫 경기라는 생각을 갖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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