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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육비 안 낸 아빠 실형, ‘국가 선지급’ 방안 도입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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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8 23:22:22 수정 : 2024-03-28 23: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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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이혼한 아내에게 약 1억원의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나쁜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은 그제 양육비 이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44)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판결이지만 이혼 후 자녀 양육비 지급을 외면한 나쁜 아빠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박씨는 전처와의 사이에 2011년생, 2013년생 두 아이가 있다. 2014년 이혼 당시 법원은 박씨에게 매월 양육비 80만원 지급을 명령했다. 하지만 그는 10년간 명령 이행을 거부했다. 미지급 양육비만 9600만원에 달한다. 굴착기 기사인 박씨가 안정적 급여를 받아 온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힘든 처사다. 그러면서 “능력 없으면 애를 나한테 보내라”며 빈정댔다고 하니 전처의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에서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 학대로 간주된다. 가뜩이나 저출생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현재 국내에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아동은 약 100만명에 이른다. 여성가족부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 가정은 80.7%에 달했다. 여성가족부는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법’을 개정해 이름, 직업, 주소 등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운전면허정지·출국금지·형사처벌도 가능토록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는 제도를 완비해야 할 때다.

 

박씨처럼 나쁜 부모 때문에 고통받는 자녀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이후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양육비 선지급제’가 해결책이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에 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인데 어제 선지급제의 지급 대상과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지급 대상이 중위소득 75% 이하의 한부모 가구에서 중위소득 100% 이하로 넓어진다.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의 양육비도 종전 ‘최대 1년’에서 만 18세 때까지 지급된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선지급제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할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지급 대상이 1만9000명으로 확대되는데 그 대상을 더 늘려야 한다. ‘최대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정해진 나쁜 아빠의 형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양육비는 아이의 생존이 달린 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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