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대기록 넘어 최다 출전
최정 홈런, 이승엽과 6개 차이
손아섭 안타·양현종 탈삼진 등
올 시즌 개인 신기록 쏟아질 듯
2004년 9월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현대와 경기에서 롯데는 앳된 선수에게 안방을 맡겼다. 마스크를 쓰고 포수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당시 만19세 강민호(39)는 이 시즌 3경기에 출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강민호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이듬해인 2005년부터다. 그해 강민호는 주전 자리를 꿰차며 기량을 뽐냈고, 체력소모가 큰 포수임에도 데뷔 시즌과 2009, 2014년을 제외하고 매년 100경기 이상 마스크를 썼다. 강민호는 데뷔 10년 차인 2013년 8월 LG와 경기에서 1000경기째 출전했고, 2022년 4월 KIA전에서는 2000번째로 그라운드에 나서는 기쁨을 누렸다.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온 삼성 강민호가 마침내 한국 프로야구 최다 출전 새 역사를 만들었다. 강민호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출전해 개인 통산 2238번째 경기에 나서게 됐다. 이로써 강민호는 LG 전설 박용택 해설위원의 2237경기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 최다 출전기록을 새롭게 썼다. 박 위원이 2020년 은퇴한 지 4시즌 만에 대기록이 나온 것이다. 강민호는 이날 “큰 부상 없이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남을 기록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최다 출전기록 주인공이 바뀐 것처럼 홈런과 안타, 탈삼진에서도 새 기록이 나오게 될 전망이다.
28일 기준 역대 최다홈런 부문에서 1, 2위 차이가 가장 좁아 보인다. 이날 한화전에서 7회말 홈런포를 쏘아 올린 SSG 최정은 새 시즌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포를 3개나 가동하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삼성에서 세운 리그 최다홈런에 다가서고 있다. 이 감독은 삼성에서 467개의 아치를 그린 뒤 은퇴를 선언했다. 461개 홈런을 때려낸 최정과 차이는 이제 6개에 불과하다. 최정은 데뷔했던 2005시즌을 제외하고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대포를 거뜬하게 가동했던 만큼 역대 최다홈런 주인공이 바뀌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정은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인 이 감독을 넘는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라며 “부담이 되는데 후련하게 빨리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NC 손아섭(36)은 통산 최다안타 기록에 다가섰다. 통산 2420개 안타를 쳐낸 손아섭은 박용택 위원이 가진 최다안타 2504개에 84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손아섭은 187개 안타를 치는 등 8년 연속 15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냈고, 또 지난해 늦은 나이에도 타격왕을 차지할 만큼 여전히 뜨겁다. 손아섭은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스포츠라 올 시즌 몇 개의 안타를 때리겠다 목표는 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건 비시즌 충분히 훈련했고, 올 시즌 몸 상태는 (타격왕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보다 낫다는 점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IA 양현종은 통산 최다 탈삼진에 근접한 상태다. 이 기록은 송진우 세종원스톤야구단 감독이 1989년 빙그레에서 데뷔해 2009년 한화에서 은퇴할 때까지 만들어낸 2048개다. 올 시즌 1경기에 나선 양현종은 5.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기록하며 통산 1951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이제 양현종은 송 감독과의 격차를 97개로 줄여놓은 상태다.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지난 시즌에도 133개의 삼진을 적립했던 만큼 올 시즌 개인적인 대업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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