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피멍·신체절단·성기 전기고문’ 어린이 포함 137명 죽인 러 테러범 ‘만신창이로 법정에’

입력 : 2024-03-26 00:17:00 수정 : 2024-03-25 17:57:54

인쇄 메일 url 공유 - +

러, 공연장 테러 피의자 4명 신상 공개 ‘충격’
러시아 당국 심문과정서 구타 등 잔혹 고문 흔적도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용의자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30)가 24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지방법원에 출석해 앉아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 따른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모스크바 법원에는 지난 22일 발생한 공연장 테러 용의자 4명이 출석했다. 모두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으로, 다렐드존 미르조예프(32),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30), 무함마드소비르 파이조프(19), 샴시딘 파리두니(25)다.

 

모스크바 AP=연합뉴스지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인 무함마드소비르 파이조프가 25일 모스크바 바스만니 지방법원의 유리로 된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모스크바 AP=연합뉴스

 

재판에 참석한 용의자들은 처참한 몰골로 정면을 바라보지 못한 모습이다. 하나 같이 얼굴은 심하게 부어 상처와 멍으로 뒤덮었다. 휠체어를 타고 입장하거나 한쪽 귀에 커다란 붕대를 감은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투명한 칸막이 안에 앉아 언론의 취재 대상이 됐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들이 보안군 심문 과정에서 고문을 당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용의자 모두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및 폭발물 투척 등으로 테러를 감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테러 사망자는 현재까지 최소 137명으로 파악됐으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됐다.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용의자 다렐드존 미르조예프(32)가 24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지방법원에 출석해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미르조예프를 포함한 용의자 4명은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청 테러 혐의로 체포됐으며 지금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어린이 포함 137명으로 집계됐다. 법원은 이들에게 5월 22일까지 공판 전 구금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AP/뉴시스

 

지난 23일에는 용의자 중 한 명의 귀가 잘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용의자 라차발리조다가 오른쪽 귀에 붕대를 감았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 시중에 공개된 동영상 중 러시아 보안 요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한 남성의 귀를 자르는 모습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해당 남성이 테러 공격에 관해 신문을 받고 잘린 귀를 입에 물었다는 다소 잔혹한 내용이다. AP는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용의자 중 한 명이 조사 과정에서 귀를 잘렸다는 보도가 있지만 검증은 안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또 다른 용의자인 미르조예프는 눈가에 검게 멍이 든 채 플라스틱 백과 유사한 물체를 목에 두르고 있다. 파리두니의 경우 한쪽 볼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부은 상태로 역시 얼굴 곳곳에 상처가 있었으며, 파이조프는 휠체어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파리두니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바지를 내린 채 바닥에 누워있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남성의 사타구니 사이에는 전선이 연결됐는데, 전선의 다른 쪽에는 80v 짜리 군용 라디오가 연결되어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테러에 대해 사건 직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테러범들과 우크라이나와의 연관성을 들고 나왔다.

 

러시아 군인들이 공연장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성기에 전선을 연결해 고문하고 있다. 출처=엑스(X·구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3일 이 사건 핵심 용의자들을 체포한 뒤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관계위원장도 “잔혹한 키이우 정권이 테러리스트를 고용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들의 고문 영상과 사진은 러시아 군사 당국과 밀접한 SNS 채널들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당국이 일부러 고문 장면을 공개했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적나라한 고문 장면에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불필요한 잔혹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의 배후가 우크라이나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뒷받침할 거짓 증언을 받아내기 위해 이들을 고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의자들은 모두 집단 테러 혐의로 기소됐으며, 혐의가 유죄로 판결되면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AP·AFP 통신은 전했다. 피의자 네 명 모두 타지키스탄 국적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중 미르조예프, 라차발리조다, 파리두니는 이날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법원은 이들에 대해 오는 5월 22일까지 2개월간 공판 전 구금을 명령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