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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은 처음부터 배제됐다… 이재명, ‘경쟁자’ 싹 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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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2 17:49:58 수정 : 2024-03-22 18: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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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끝내 주저앉았다. 두번이나 자신과 경쟁한 지역구(서울 강북을) 공천 후보가 논란 끝에 중도하차했지만 재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성범죄자 변호 논란으로 사퇴한 조수진 변호사 후임은 이재명 대표 측근인 한민수 대변인에 돌아갔다. ‘박용진 찍어내기’로 끝난 이번 공천은 이 대표가 총선 후 당대표, 대선 경선에서의 ‘잠재적 경쟁자’ 싹을 자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목발 경품’ 정봉주, ‘집단 강간 변호’ 조수진 후보가 연속으로 낙마한 서울 강북을에 한민수(55) 대변인을 이재명 대표 직권으로 전략 공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는 조 변호사에 대해 “마지막 남은 이 기회에 가장 검증되고 당원·국민이 용인할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인 한 대변인은 기자 출신으로, 국회 대변인을 거쳐 국회의장 정무수석과 공보수석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 부단장을 맡았다.

 

한 대변인은 국민일보 논설위원 시절인 2016년 4월 6일 자 ‘황당한 선거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졸속 공천’ 논란을 지적하면서 “정치권이 지역주민을 ‘장기판의 졸(卒)’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이럴 순 없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경선에 패배한 사람이 다시 공천되거나 정치적 텃밭에 연고 없는 후보를 공천하는 행태를 꼬집었는데, 한 대변인 공천 과정이 이와 유사해 ‘자승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변인은 강북을 전략공천 후보를 가리는 과정에서 일찍이 컷오프됐다. 그런데 정봉주 후보가 막말 논란, 조수진 후보가 집단 강간 변호 논란으로 연속 낙마한 강북을에 후보 등록 마감 직전 공천됐다. 한 대변인 입장에서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인 셈이다.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 뉴스1

서울 강북을은 민주당이 막강한 지역이다. 이 지역구는 신설된 이래 단 한 번도 보수정당이 이긴 사례가 없다.

 

앞서 조 후보는 과거 변호사 시절 다수 성폭력 피의자를 변호한 이력이 드러나 자질 논란이 확산되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조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 이라며 “더 이상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총 3번의 경선을 치른 끝에 공천에서 탈락했다. 결선에서 승리한 ‘친명’ 정봉주 전 의원이 ‘목함 경품’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번복되면서 조수진 변호사와 또다시 경선을 했으나 결국 패배했다. 박 의원에게 공천이 승계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당 지도부는 전략경선을 결정했다.

 

박 의원이 원칙 없는 경선 룰로 고배를 마시자 경쟁자 제거 포석이 깔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9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 김해 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박 의원은 2021년 대선 경선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을 지적하며 이 대표와 맞붙었다. 2022년 8월에는 이 대표와 겨룬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선 이 대표의 ‘사당화’ 문제를 문제 삼았다. 이 대표가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당원들에게 자신의 ‘셀프공천’에 대해 한마디 해명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박 의원은 눈엣가시인 셈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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